대한항공만 100억 이상 투자 ... 아시아나항공, 투자 비용 파악 조차 못해
11일 에어부산 BX382편이 기체결함으로 결항하는 등 항공사들의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국내 국적 항공사들의 항공기 운항지연이나 결항사태가 빈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동원 의원(남원·순창)이 국토교통부의 제출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2년 6개월동안 국내 항공사들의 정비불량, 기체결함 등으로 인해 운항지연 및 결항사태가 총 917건에 달한다고 12일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3년 306건, 2014년 391건, 2015년 6월까지 220건으로 나타났다. 운항지연 및 결항사태를 항공사별는 대한항공이 가장 많은 303차례가 발생해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183차례나 발생해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171건, 3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이 159건으로 4위를 차지했고, 5위 티웨이항공 40건, 6위 진에어 37건, 7위 에어부산 24건을 기록했다.
이처럼 기체결함, 정비불량 등으로 인한 운항지연 및 결항사태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는 쥐꼬리에 불과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13년 이후 지난해 6월말까지 2년 6개월동안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액은 겨우 157억6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수치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투자액은 제외된 금액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액 약 157억원 가운데는 대한항공이 투자금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3년 이후 국내 항공사들의 전체 안전사고 예방투자액 가운데 총 63.8%에 해당하는 100억5000만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투자액 대부분이 항공기 운항시스템 개선에 투입된 금액이다.
대한항공은 안전보안에 5억3000만원, 운항안전 분야에 95억2000만원을 투자했다. 안전보안의 경우, 항공안전 전문인력 양성 및 안전점검 3억9000만원, 항공안전 시스템 개발유지 1억4000만원, 운항안전분야는 해외안전 교육참석 0.1억원, 항공기 시스템 개선에 95억1000만원을 투자했다.
항공기 운항시스템 개선을 제외하면 그 밖에 안전사고분야 투자는 거의 없다.
또한 아시아나 항공은 국내 항공기 안전사고기 반발해 안전예방 투자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련 투자비용조차 파악·집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강동원 의원이 국토교통부에 요구해 제출받은 한편 '2013년 이후 연도별, 항공사별 각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분야별 투자실적, 향후 계획'자료요구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측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안전사고 예방의 범위 및 자료작성의 기준이 없어 안전관련 비용을 집계할 수 없어 미제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의 경우, 정비분야의 경우 정비· 보급 관리 시스템(SAP ERP)구축에 20억원(소프트웨어 15억원, 하드웨어 5억원)을 투자했다. 운항분야에는 운항본부 인원을 충원했다. 지난해 2월에는 운항기획팀 운항기획파트 신설 및 인원 2명을 충원하는 등 운항기획팀을 신설했다. 또한 4월에 운항QA 그룹, 운항훈련팀, 운항표준팀, 전문교관 각각 1인원 1명씩 확충했고, 이 밖에도 자격관리체계 시스템 도입(PDC CREW SYSTEM(항공신체검사 및 항공영어구술능력 및 자격관리체계 도입), 지난해 8월에 전문교관 3명을 확충하였고, 2014년 1월에는 훈련부기장 훈련 시스템 도입(IPT, CPT)을 인가받았다.
진에어의 경우, 객실서비스와 운행통제팀 등에 2013년 9억 8천 774만원, 2014년에 12억2518만원, 2015년도에는 6월말까지 8억9936만원 등 2년 6개월간 31억1128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4년에 출입금이 열린 채 승무원이 문고리를 잡고 운행했던 이스타항공의 경우 2013년 이후 IOSA 등록을 위한 비행안전에 대한 국제표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6만 7,500만 달러(한화 약 7425만원)를 지출한 것이 안전사고예방을 위한 투자가 전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티에이 항공의 경우 안전보안보고(SSR) 시스템 강화에 2억원, IOSA 실시 2억원, ERP 트레이닝, 사내 품질교육 교육시실시 1억원, FOQA 프로그램 업데이트 1800만원, IOSA 1억원 등 총 4억1800만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다.
이번에 기체결함으로 결항사태를 초래한 에어부산의 경우, 시설장비 개보수와 안전진단 점검, 교육훈련 등에 1억700만원을 지출한 것이 안전사고 예방투자의 전부다. 아직까지는 노선이 적고 신설된 저가항공사인 에어인천의 경우는 아직 운항지연 및 결항사태도 없어서 투자비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초에 여객기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다 회항하는 사태에 이어 이번엔 기체결함으로 항공기 결항사태가 발생하는 등 대형항공사, 저가항공사 구분없이 그동안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발하였다. 특히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2011년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안전분야 항공법규 위반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 및 운항정지 처분을 받은 사례가 총 19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