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군의 재팬 골프 리뽀또] 소름이 ‘쫙’…마쓰야마 앞세운 일본의 리우올림픽 金 전략

입력 2016-02-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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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히데키(24)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1년 8개월 만의 통산 2승이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에 일본인들의 금메달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 우승이었다. (AP뉴시스)

“샷 퀄리티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환경과 멘탈이다. 남은 기간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마쓰야마 (히데키)가 최상의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금메달도 가능하다.” 지난해 9월 일본 골프 대표팀 헤드코치로 선임된 마루야마 시게키(47ㆍ丸山茂樹)의 말이다.

일본은 112년 만의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 금메달 획득을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일본의 ‘골프 영웅’ 마루야마를 헤드 코치로 임명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일본은 남녀 코치를 별도로 선임한 한국과 달리 단일 코치 체제를 갖췄다. 사실상 마루야마가 감독인 셈이다.

마루야마는 1999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브리지스톤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3승을 달성, 프로골퍼는 물론 일반 골프팬들에게도 가장 인기가 좋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비슷한 시기 PGA 투어에 진출해 통산 8승을 거둔 최경주(46ㆍSK텔레콤) 한국 남자 골프 대표팀 코치의 성적에는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그의 올림픽 금메달 전략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가 올림픽 금메달에 자신감을 갖게 된 건 마쓰야마 히데키(24ㆍ松山英樹)의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우승 때문일 거다. 마쓰야마는 1년 8개월 만에 PGA 투어 2승째를 장식하며 세계랭킹 12위까지 도약했다.

마쓰야마는 톱랭커 리키 파울러(28ㆍ미국)와 4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차지, 메이저 대회 우승은 물론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일본인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파울러는 세계랭킹 부동의 1위 조던 스피스(23)와 함께 미국 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6개월 뒤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서 메달 경쟁을 펼칠 선수와의 진검승부에서 승리했다는 점이 일본 골프팬들을 설레게 한 것 같다.

이 경기를 지켜본 마루야마 코치는 “샷 수준은 파울러보다 앞선다”며 “압박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에서 얼마만큼 집중할 수 있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리우올림픽 메달은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는 게 마루야마 코치의 생각이다. 브라질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처음 도전하는 올림픽 골프코스에 얼마만큼 빨리 적응하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마쓰야마에게 브라질은 미지의 세계다. 준비 없이 브라질에 입성한다면 좋은 결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일본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인지했던 모양이다. 물론 마쓰야마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랭킹 1위 스피스라도 새로운 환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마루야마 코치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강화위원회 위원장 회의에서 “(리우올림픽에서) 마쓰야마에게 평상시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화위원회는 구라모토 마사히로(62ㆍ倉本昌弘) 일본프로골프협회 회장이 위원장으로 선임, 일찌감치 리우올림픽 선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해왔다.

이날 위원장 회의의 핵심은 지금 마쓰야마의 투어 환경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평상시 대회장에서 마쓰야마의 주변에는 캐디를 비롯해 트레이너, 매니저, 스윙코치, 후원사 관계자 등이 함께한다. 하지만 올림픽은 인원 제한으로 인해 모두가 함께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강화위원회는 마루야마 코치의 전속 트레이너인 이이다 고키(39ㆍ飯田光輝)에게 대표 코치 트레이너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숙소 환경 개선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선수촌 다인실에서 생활해야 하지만 개인실에 익숙한 먀쓰야마를 위해 별도의 룸을 마련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올림픽 기간 중 개별실 7개를 골프 종목에 배치, 마쓰야마를 포함한 골프 대표 선수들에게 제공, 평상시 투어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방침이다.

마쓰야마는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우승으로 세계 최고 기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금의 기량을 브라질에서 그대로 발휘한다면 금메달도 가능하다는 게 일본 골프팬들의 기대감이다. 거기에는 강화위원회의 치밀한 전략이 뒷받침하고 있다. 112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일본인들의 금빛 행진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세계 최강 실력을 갖추고도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한국 여자골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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