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야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후보들 간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구에서 당초 예상했던 지지율 나눠먹기에 따른 여당의 강세가 이어졌고,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국민의당이 조건부에 따라 가능하다고 선회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지난 24일 부산 사하갑에서 연대를 이뤄냈다. 국민의당에서 출마한 최민호 후보가 사퇴해 더민주 최인호 후보로 단일화에 성공했다. 29일에도 강원도 춘천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와 국민의당 이용범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을 거쳐 허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같은날 경기 안양동안을에서도 국민의당 박광진 후보는 당과 상의 없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더민주 이정국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최근 단일화 바람이 거세진 것은 다음달 4일로 예상되는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성사시켜 ‘사퇴’라는 도장을 찍도록 함으로서 야권 지지자들의 혼돈을 줄이기 위함이다. 여기에 후보 단일화 성사는 과정과 결과에 따라 선거 흥행을 이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
때문에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단일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과 경기 안산단원을 나온 부좌현 후보는 “새누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더민주에 단일화를 제안했다.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도 더민주 한정애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정의당 박원석 후보는 더민주 박광온 후보에게 단일화 후보를 가리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제안했다.
대전의 경우 동구의 더민주 강래구, 국민의당 선병렬, 무소속 이대식 후보가 협상을 시작했고 대덕에서는 전날 더민주 박영순 후보와 국민의당 김창수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했고 여론조사 방식 등을 논의 중이다.
국민의당도 단일화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공동상임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 대 당 연대는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렸고 지켜 왔다”면서도 “지역구별로 후보들끼리 단일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막긴 힘들다”고 말해 사실상 연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음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