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심 접고 내수에 초점을… 부동산 부양정책 재검토 필요
“법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만든 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법을 안 지켜도 처벌을 안 받으니 안 지키는데 특히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새누리당 이혜훈 당선인은 이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국회에 원내에 진입하면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을 묻는 질문에 “경제 질서를 개혁하는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19대 국회에서 4년 공백기를 극복하고 20대 국회에 3선 중진으로 돌아온 이 당선인은 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원외에 있으면서도 최고위원에 오르고 당내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하는 등 존재감을 보여 왔다.
이 당선인은 ‘경제법치’를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놓은 ‘경제민주화’와 다르다고 언급하며 “재벌 총수들은 유죄판결이 확정되고 나서 구속이 안 되고, 징역형을 받은 사람들도 집행유예로 바로 풀려나고 어쩌다 구속이 되도 곧바로 정치적으로 사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첫 번째로 내놓을 법안을 묻는 질문에도 “경제법치를 소중하게 생각한 만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재벌 총수들의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정치적 사면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이 최장기 감소세를 보이는 등 부진한 경제 상황과 관련, “우리 물건을 사줄 고객인 세계경제가 가라앉아서 그런 것”이라고 진단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책이 많은 편은 아닌데 너무 수출에만 목을 메는 인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기존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내수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그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당선인은 “가계부채를 양산시키는 부동산 띄우기 정책은 전면 재검토가 돼야한다”며 “중산층과 서민층 생활비 중 가장 큰 항목을 차지하는 전·월세를 폭등시키는 부동산 정책이 내수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최근 추진에 나선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리면서 “정부의 구조조정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야당이 구조조정의 전제조건으로 ‘사회 안전망’을 제시한 것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서도 “구조조정에는 실업이 당연히 발생한다. 실업에 대해 100% 안정망을 다 보장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 문제는) 야당의 경제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