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태양광주…광산주보다 더 부진

입력 2016-05-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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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생에너지의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에 대한 전망도 한층 밝아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장미빛 전망과 달리 관련업체 주가 전망은 잿빛 일색인 석탄 등 광산주(株)보다 부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20개 주요 태양광 업체 지수는 올 들어서 30% 넘게 추락했다. 특히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기업들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주가 흐름은 석탄주 보다 더 부진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주가 흐름의 부진이 최근 청정에너지 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이다. 태양광 설치 비용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관련 세법이 개정되고 파리기후협약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외부적으로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주가는 이러한 훈풍을 타지 못하고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은 이러한 긍정적 요인들이 업계에 훈풍이 아닌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유력 업체를 중심으로 한 과잉확장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업체 선에디슨이다. 이 업체는 지난달 21일 부채는 총 161억 달러에 대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선에디슨은 최근 2년간 무리한 확장으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주택 지붕용 태양광판 제조업체 비빈트솔라를 22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게 됐다. 에스플라네이드 캐피털의 숀 크라베츠 펀드매니저는 “업계 리더가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것을 본 투자자들이 업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태양광주의 롤러코스터 주가 흐름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십년 전에도 태양광 산업 붐이 일면서 당시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였던 선테크파워홀딩스와 큐-셀스(Q-Cells) 등 업체들이 등락을 거듭했다.

DBL파트너스 전무이사이자 솔리시티 이사인 낸시 펀드는 “투자자들이 태양광업계를 이른바 ‘솔라코스터(태양광+롤로코스터 합성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플러스 수익률과 마이너스 수익률 사이에서 너무 많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주가 흐름을 쫓아가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대한 펀더멘털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젤로 지노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업계의 펀더멘털이 계속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태양광 업계가 아직 진짜 펀더멘탈에 기반하기 보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에 기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의 사업 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주거용 태양광 시설 설치업체 선노바에너지의 존 버거 최고경영자(CEO)는 유명기업도 재정문제를 따로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 아무리 주목받는 분야라고 해도 재정과 사업 확장을 따로 떼어놓고 말할 수 는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태양광 업체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성장한다’는 식의 사업 모델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사업 구조는 수익성을 갖추지도 지속가능한 구조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 최대 태양광 업체 퍼스트솔라 등 탄탄한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들도 최근 사업 구조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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