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8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47달러(3.03%) 떨어진 배럴당 47.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9월물은 이날이 마지막 거래일이었다. 10월물은 전날보다 1.70달러(3.5%) 내려 47.41달러였다. 런던 ICE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72달러(3.4%) 내려 49.16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라크가 수출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고, 여기다 나이지리아에서 무장 조직이 적대적 행동을 중단하고 정부와 협상할 의향을 나타내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다시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라크 정부가 자국 북부의 키르쿠크 지역을 지배하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 지역의 유전 3곳에서의 원유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라크 정부는 하루 수출량을 15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혀 원유의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계심이 다시 커졌다.
또한 나이지리아는 석유 관련 시설을 잇따라 습격한 니제르 델타 어벤저스(NDA)가 정부와 휴전에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따라 NDA에 의한 공격으로 위축된 나이지리아의 원유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앞서 9월 하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비공식 회의에서 주요 산유국이 생산 조정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유 가격은 지난 주말에 약 1개월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도 부상, 외환 시장에서 달러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비교적 비싸다는 인식에 따라 원유 매도가 나오기 쉬웠다.
TD증권의 제품 전략 책임자 바트 멜렉은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소식이 유가 하락 계기가 됐다”며 “원유 시장은 지금까지 순조롭게 상승해 강세장에 들어갔다. 상한가에 대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