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의 영예는 분자기계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의 장-피에르 소바주 교수와 J. 프레이저 스토다트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베르나르트 L.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겐대 교수 등 세 명을 선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은 분자기계의 구조를 규명해 나노미터 사이즈의 분자에서 화학적 에너지를 기계적 동력과 움직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며 “화학자들이 스위치에서 모터에 이르는 각종 분자기계들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분자기계는 기계적인 일을 수행하거나 유용한 물질을 조립할 수 있는 분자의 집합체로 나노로봇과 인공근육 등에 응용될 수 있다. 위원회는 “분자기계가 신소재와 센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의 개발에 쓰일 수 있다”며 “이들은 화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장-피에르 소바주 교수가 1983년 두 개의 링 모양 분자를 연결해 ‘캐터네인(catenane)’으로 불리는 체인을 형성하는 데 성공하면서 분자기계의 역사가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분자는 원자가 전자를 공유하는 강력한 공유 결합에 의해 연결돼 있지만 이를 비교적 움직임이 자유로운 체인 형태로 바꾸면서 기계 조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분자기계의 두 번째 단계는 프레이저 스토다트 교수가 1991년 실 모양의 분자에 고리 모양 분자가 구슬과 실처럼 꿰어진 형태의 ‘로탁세인(rotaxane)’을 개발하면서 이뤄졌다. 그는 고리 모양 분자가 다른 분자를 축으로 움직이는 장면을 시연했다.
베르나르트 페링하 교수는 분자모터를 처음으로 개발한 과학자다. 그는 1999년 분자 모터날개를 같은 방향으로 계속 회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분자모터를 이용해 이보다 1만 배 큰 유리 실린더를 돌려보이는가 하면 나노자동차를 고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