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소식에 방위산업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건의 영향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으로 봤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 방산주인 한화테크윈은 1.83% 상승한 4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IG넥스원(2.14%)과 한국항공우주(1.25%), 풍산(0.97%)도 함께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빅텍(1.35%)이 상승마감했다.
방산주는 북한이 지난 12일 동해상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김정남 피살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LIG넥스원은 사흘간 8.6% 뛰었으며, 한화테크윈은 4.5%, 한국항공우주는 3.8% 올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등 연속적인 안보 이슈가 방산주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낳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안보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겠지만 결국 기존 사례와 같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반도에 지정학적 위기가 여러 번 발생했지만 관련주의 상승·하락이 지속된 경험은 거의 없다”면서 “김정남 피살 사건 같은 경우는 북한 내부적 문제로 우리에게 실질적 영향은 적은 이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기 전까지 방산주 주가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아울러 방산업체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눈높이도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는 351억 원으로 3개월 전 컨센서스(376억 원)와 비교해 6.6%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인도 자주포 수출에 성공한 한화테크윈과 달리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는 주가를 이끌 해외수주 모멘텀이 아직 마땅치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