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부터 전기자동차 전용보험 판매에 들어간 KB손해보험이 양종희 사장 지시에 업계 처음으로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구매했다. 직접 전기차를 운행함으로써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파악해 자사 전기차보험을 보완하려는 취지다.
함께 전기차를 출시한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전 업무용 차량이 일반 차량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자동차상품부에 “전기차를 직접 몰아보지 않고서 전기차보험을 내놓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전기차 구매를 직접 지시했다.
이에 KB손보는 1월 초 업무용 차량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 1대를 구매했다. 물론 해당 전기차의 보험은 KB손보 전기차 전용보험에 가입시켰다. 강남구 본사 지하 5층에는 전기차 충전시설 1대도 설치했다. 직접 충전을 하면서 충전 시간, 충전 방법, 주행 가능거리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겠다는 구상이다.
홍석민 KB손보 자동차상품부 팀장은 “전기차 전용 보험을 만들면서 전기차를 한 번도 타 보지 않았다면 고객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기차 운전과 충전을 직접 해보고 고객과 동등한 입장에서 고민한 부분을 보험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손보는 업계 두 번째로 전기차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해상이 최초로, 동부화재는 KB손보에 뒤이어 전기차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전기차보험은 보험료 할인 혜택, 무료 견인 서비스, 충전소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전용 보험 할인 폭은 동부화재가 약 10%, KB손보 3.6%, 현대해상은 3%다. 전기차 운전자가 기존 자동차 보험 대신 전기차 전용보험에 가입하면 그만큼 할인을 받는다. 동부화재 보험료 할인 폭이 큰 것은 나머지 2개사와는 달리 보험개발원의 참조요율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KB손보 측은 직접 전기차를 몰아봄으로써 △배터리 폭발의 위험성 △비 오는 날 충전 시 감전 위험성 △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될 시 배터리 폭발 위험성 등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직접 사용해 봤더니 배터리 폭발사고가 더 잦으면 이를 고려해 자손, 자차 담보 보험료율을 더 높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실제 문제점들은 1~2년 직접 몰아 봐야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전용보험을 출시한 나머지 2개사는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구매해 운행하고 있지 않다. 이들 회사는 “업무용 차량은 통상 임원들만 사용하며 별도 전기차를 구매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