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또 말실수했다 빈축을 샀다. 일각에서는 스파이서 대변인을 즉각 사퇴해야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어떻게 러시아를 설득해 아사드 정권 지원을 차단할 것인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아돌프 히틀러조차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정도로는 타락하지 않았다”면서 “여기 히틀러만큼 비열한 사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어 “여러분이 러시아 사람이라면 자문해보라. 이게 여러분이 협력하고 싶은 국가이고 정권인가”라며 힘주어 말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청산가리인 시안화물을 사용해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자행했다며 지적했다. 실제로 히틀러는 ‘지클론 B(Zyklon B)’라고 물리는 청산가스를 이용해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때서야 “사린가스에 관한 한 히틀러가 아사드 대통령이 한 것처럼 자국민에게 가스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소셜미디어 상에서 논란이 거세졌다. 특히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은 특히 유대교 유월절(passover) 축제기간과 겹치면서 유대인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졌다.
기자회견 직후 스파이서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메일 성명을 보내 “홀로코스트의 참혹한 본질을 경시하려는 게 아니라 (홀로코스트와) 화학무기를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뜨리는 전술을 구별하려고 했다”며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모든 공격은 비난받을 만하고 용서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스파이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CNN에 출연해 “그것은 실수였다.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으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스파이서의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첫 브리핑부터 불거졌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인파가 ‘역대 최대’였다고 주장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와 비교한 언론들과 마찰을 빚었다. 또 지난달에는 오바마 대통령 도청 의혹에 대한 트럼프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영국의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트럼프 타워 도청에 연루됐다는 폭스뉴스 보도 내용을 근거 하나 제시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GCHQ는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결국 미국 정부가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스파이서를 둘러싼 구설수가 반복되면서 사퇴압력은 커지고 있다. 낸시 팰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뉴욕에 있는 안네 프랑크 상호존중 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파이서의 해임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