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ㆍ박근혜 정부서도 靑근무…소통 중시하는 文정부에 부합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임명됐다. 노무현ㆍ박근혜 정부에서도 청와대에 근무했을만큼 정치색이 강하지 않은, 전형적인 경제관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1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조정실장에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재정·예산 업무에 정통한 경제관료다. 정책 조정 업무에도 경험이 많아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는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직 생활 대부분을 경제기획원·재정경제원·예산청·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등 예산·기획·재정 담당 경제부처에서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으로 임명됐을 때 부처 안팎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경제와 예산전문 관료가 과학정책 부처 차관을 맡았다는게 이례적이었다. 일부 우려 속에서도 창조경제·연구개발·과학기술전략·미래인재 정책 업무를 총괄하며 능력을 발휘했다.
경제부처 경험 위에 미래부에서 쌓아놓은 경험은 문재인 정부에서 적잖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과학자 출신의 최양희 장관이 임기응변에 뛰어난 '달변가'라면, 홍남기 차관은 벽을 허물고 적극적으로 직원, 산하기관과 소통에 주력했다.
영국 맨체스터의 샐퍼드대에 유학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워싱턴 주정부 예산성에 1년간 파견 근무한 경력도 있다. 미국 주정부의 예산 시스템을 익혔으며, 3년간 주(駐)미국 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도 일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과 정책실 정책보좌관으로 일했으며, 질 높은 정책 개발과 혁신에 앞장선 공로로 노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합류해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내기도 했다. 박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에서 기획비서관으로 일했다.
신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미래부를 떠나기 전, 기자실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홍 실장은 미래부 출입기자들에게 "공직을 접는가 했더니 총리실에서 더 일하게 됐다"며 "미래부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잊지 않겠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겠다"는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