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이 1주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그 원인을 두고 온라인 상에선 네티즌 간의 갈등의 심화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강남역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된 김모(35) 씨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씨가 여성을 혐오했다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으로 받은 피해 의식 탓에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라며 "범행의 경위, 범행 수법,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을 뿐 이를 넘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 후에도 여전히 일부 네티즌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단순히 '묻지마 범죄'로 봐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여성혐오 범죄다"라며 김 씨가 경찰조사에서 "여자들이 자기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데 대해 재차 주목했다.
반면 또다른 네티즌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의 범인은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약을 먹지 않아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기를 반복했다는 점이 경찰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왜 자꾸 이 '강남역 살인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몰아 남성과 여성간 분열을 조장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강남역 살인사건 1주기를 맞았지만, 사건 초기부터 이번 사건을 두고 남성과 여성간 갈등 조짐이 잇따랐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목격한 수많은 여성들은 그 자리에 '내'가 없었을 뿐,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우리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여성혐오'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를 계기로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고자 하는 페미니스트의 활동도 활발해졌고,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위협을 받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일부 남성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와 관련 없는 사례로 종지부가 찍혔는데도 왜 여전히 이 같은 주장이 되풀이되는지 답답하다. 막상 사회에서도 겪어보면 과거와 같은 여성 차별은 옛말 아닌가? 최근엔 오히려 남성들이 차별 받는 경우도 많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