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인도 내수시장 포기를 선언하자 한국지엠 철수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에 이어 생산직 희망퇴직 수요조사를 진행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수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사무직은 비정기적으로 신청을 받아왔지만, 범위가 생산직까지 확대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올란도’와‘올 뉴 크루즈’를 생산하고 있는 군산공장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희망퇴직 수요조사 공고가 내려왔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된 건 없다”며 “군산공장 폐쇄설도 담당 임원이 노조에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직원들은 GM이 한국에서도 발을 빼는 건 아닌지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철수설의 가장 큰 배경은 실적 악화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53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은 감소했으나, 3년간 계속된 영업손실로 자기자본이 87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까지 적자행진이 지속된다면 완전 자본잠식이 불가피하다. GM의 유럽시장 철수로 ‘스파크’와 ‘트랙스’ 수출이 막혀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5개월 뒤면 산업은행이 고용 안정을 위해 GM에 채워놓은 ‘고양이 목 방울’도 사라진다. 지난 2010년 산은은 GM과의 특별 협약을 통해 한국지엠의 자산 5% 이상을 매각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특별결의거부권의 종료 시점이 10월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높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경쟁력이 크지 않다”며 “한국지엠 철수설은 올해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회사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GMI(GM의 해외사업 부문) 조직을 슬림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호주, 뉴질랜드 등에 대한 비즈니스 전략은 계속해서 GMI의 관리·책임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