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잡담] ‘노룩 촬영’ ‘노룩 취재’… ‘노룩’이 유행이니 저는 ‘노룩출근’ 하겠습니다

입력 2017-06-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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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호나우지뉴. 뒷발로 공을 머리 넘어 공중으로 띄우는 ‘레인보우 킥’, 다리를 X자로 꼰 다음 발등으로 공을 차는 ‘라보나 킥’, 순간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공의 방향을 바꾸는 ‘플리 플랩’까지. 모두 호나우지뉴의 전매 특허 기술들입니다. 그리고 그가 즐겨 뽐내던 한 가지 개인기가 더 있죠.

바로 ‘노룩패스(No look pass)’입니다. 패스할 대상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쳐다본 채 공을 패스하는 스포츠 기술인데요. 주로 농구나 축구에서 많이 하는 사용합니다.

그런데 요즘 국내에서 ‘노룩패스’는 스포츠계가 아닌 정치계에서 더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노룩촬영’, ‘노룩취재’까지… 유행어가 되어버린 ‘노룩’.
호나우지뉴 뺨치는 한 정치인의 ‘노룩패스’가 그 시작이었죠.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김무성 “한국 정치인 ‘스웨그’가 남다르네”

‘원조’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입니다. 지난달 23일 김무성 의원이 김포공항에서 입국하면서 수행원을 쳐다보지 않고 캐리어를 밀어 던지면서 ‘노룩패스’가 화제였죠. 갑질 비난에 패러디 조롱까지 쏟아졌습니다. 외신까지 나서서 ‘노룩패스’를 보도하며 ‘개저씨’, ‘한국 엘리트의 민낯’이라고 쏘아댔습니다.


(출처= SBS 뉴스)

노회찬 “보기는 싫고 찍긴 해야겠고”

‘김무성 노룩패스’의 패러디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채 일주일 만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노룩 촬영’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31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가 이뤄진 국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188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164명이 찬성, 20명이 반대를 표명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는 등 잡음이 일었습니다. 특히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날치기’ ‘협치 같은 소리 하네!’라며 거세게 항의했죠. 이 모습을 노회찬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찍어 페이스북 라이브로 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노룩촬영’ 이냐고요? 노회찬 원내대표는 조 의원의 모습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보고 싶지는 않았다”며 외면한 채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JTBC '뉴스룸')

손석희 “취재는 로드뷰로! (bgm. You Are Not Alone)”

엊그제 새롭게 등장한 ‘노룩’ 시리즈(?)는 바로 ‘노룩 취재’입니다. JTBC ‘뉴스룸’이 지난달 31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기획부동산 의혹을 보도하면서였죠. ‘뉴스룸’은 강경화 후보자가 거제시 땅에 주택을 지으면서 임야에서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가 높아진 점과 이를 쉽게 개발 가능한 면적으로 쪼개져 거래된 점을 미뤄 거제시의 해당 땅과 주택이 기획부동산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보도를 한 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하지도 않았으며 자료 화면으로는 포털사이트의 로드뷰 사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가보지도 않고 취재를 한 ‘노룩 취재’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는 결국 1일 방송에서 해당 내용을 정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뉴스룸’ 보도에 붙여진 ‘노룩취재’ 딱지는 여전히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2002**** “옛날에 얼굴도 안 보고 노룩결혼한 우리 조상들, 노룩의 원조다”
@bin_**** “로드뷰로 노룩퇴근해야겠다. 현실 퇴근을 안 시켜줌”
@tsf**** “우리 팀장도 노룩으로 나한테 일 다 떠넘김”
@klwe**** “사드가 한국에 국민 몰래 반입된 ‘노룩사드’는?”
@i_am_**** “이러다 노룩이 접두사에 오를 듯”

이쯤 되면 ‘노룩OO’가 올해 최고 유행어중 하나로 등극하지 않을까요? 갑질과 억지, 무책임을 대표하는 부끄러운 단어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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