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산 계란이 한국에 첫 수입됐다. 정부가 기대한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산 계란 샘플 2000여 개가 인천공항에 들어왔다. 판매용 계란 약 200만 개는 이날 선박을 통해 부산항으로 도착한다. 이번에 태국산 계란을 수입한 국내 민간업체는 앞으로 매주 200만~230만 개의 태국산 계란을 들여올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폭등한 국내 계란값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수입한 계란을 주로 상업용으로 공급해, 일반 소비자가 가정용으로 구매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매주 200만 개 수입은 국내 계란 소비량이 하루 평균 3000만~4000만 개인 데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초 미국산 계란을 처음 수입했을 때는 정부 시그널에 업자들이 비축한 물량을 시장에 풀어 효과를 봤지만, 이제는 일시적인 방편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날 집계한 계란 평균 소매가는 특란 30개 기준 7997원으로 하루 전보다 30원 올랐다.
일주일 넘게 잠잠했던 AI가 다시 고개를 든 것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날 대구광역시 동구 소재 가금거래상인의 토종닭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1건을 확인했다. 12일부터 가금거래상인에 대한 일제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고병원성 AI 의심 건은 전국에서 10일 만의 재발이다. 가축전염병 청정지역인 대구에서는 3년 만의 사례다. 간이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고병원성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에서 치솟은 계란값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계란 수입국을 늘리고 번식용 계란(종란)과 병아리를 들여오는 등의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국장은 “AI로 국내 산란계 사육 기반이 피해를 봐 연말 정도는 돼야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사육 기반이 갖춰지고 공급량도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