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료율을 금호산업에 상향 제시한다. 금호타이어 상표권료를 둘러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의 갈등은 7월 중에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달 3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상표권료 사용조건 변경안을 확정한다. 해당 내용은 산은이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협의한 사안이다.
이들은 상표권료를 기존에 제시한 연간 매출의 0.2%(약 60억 원)에서 0.3~0.4%로 금호산업에 상향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기간은 5년 의무사용, 15년 추가사용 중 의무사용 기간을 소폭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불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협의는 마친 단계”라며 “7월 중에는 금호산업과의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호산업이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수정 제시안을 바로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박 회장은 사용료율 0.5%, 20년 의무사용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이달 9일과 19일 두 차례 이사회를 열였지만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가 여전한 것을 고려하면 채권단의 수정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금호타이어 주요 주주들은 이 같은 경우도 대비할 계획이다. 다음달 열리는 주주협의회에서 금호산업이 수정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계획도 논의된다. 금호산업이 0.5%를 고수하면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차입금 금리를 낮춰 이를 보전해주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이자로 연간 1000억 원을 내고 있다. 대출금리를 약간만 낮춰도 양측의 사용료 차이인 연간 90억원을 보전할 수 있다.
박 회장을 비롯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해임도 추진한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은 경영진 퇴진과 함께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을 박탈할 방침이다. 박 회장이 자금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우선매수권 없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금호타이어의 재무제표가 부실해진 것을 고려하면 경영진의 퇴진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금호타이어의 2016년 영업이익은 1200억 원으로 2015년의 1359억 원에 비해 11.7% 줄었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영평가에서 D를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의지가 확고한 만큼 박 회장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