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어제(14일) 개막, 15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오늘 서울광장 부스행사와 퀴어 퍼레이드, 이태원 음악공연 등을 열고 20~23일에는 서울 강남구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퀴어영화제를 펼칠 예정이다.
18회째를 맞는 이번 퀴어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이다. 올해 퀴어축제에는 성소수자뿐 아니라 동물보호단체, 청년아르바이트단체, 문화예술모임 등 평소 주목받지 못했던 단체들이 참여해 소수자 연대행사로 의미를 넓혔다.
해마다 찬반논란이 불거지는 퀴어축제, 2017년 퀴어축제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슬로건 의미는
퀴어축제 조직위원회는 성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마다 되돌아오는 ‘나중에’라는 말을 담았다고 밝혔다. 지금 호소할 수 없는 인권이 나중에 보장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나는 동성애자인데 내 인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고 "나중에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답변한 데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 인권위원회가 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유는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기관 중 처음으로 이번 퀴어축제에 홍보부스를 연다. 이전 축제에서 주한미국대사관 등 외국 대사관들이 홍보부스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국가기관의 참여는 처음이다. 인권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알리고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을 불식시키기 위해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한 매체에 "퀴어축제 참여를 계기로 인권위가 성소수자의 목소리에 더 많이 귀기울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퀴어축제 '하이라이트' 퍼레이드는 몇 시부터
15일 오후 4시부터 5시 50분까지 퍼레이드 차량 9대가 서울 도심을 행진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퀴어축제 조직위 차량을 선두로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비온뒤무지개재단×피스모모,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페미당당, Solidarity Under the Rainbow : TRP×TNH(도쿄 레인보우 프라이드×도쿄 노 헤이트) , 군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러쉬코리아가 행렬을 이어간다. 퀴어 퍼레이드는 특별한 자격 제한이나 참가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미 대사관이 내건 '무지개 깃발'은
지난 13일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걸렸다. 대사관측은 퀴어문화축제에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내는 의미로 대사관 건물에 무지개 깃발을 걸었다고 밝혔다. 인도와 터키 등에 있는 미 대사관이 무지개 깃발을 내건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미 대사관은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합법화한 2015년부터 국내 퀴어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 개신교 반대 움직임은
퀴어축제기간 동안 성소수자 반대 단체의 행사와 기도회 등도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성향 기독교단체들이 구성한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는 15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맞불집회를 갖는다.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탈동성애인권포럼)는 15~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퀴어축제에 대응한 ‘홀리축제’를 개최한다. 이들은 성소수자 전도대회, 문화제 등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