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8세 여아를 집으로 유괴,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훼손해 주고받는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인천 초등생 살인범’과 공범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특히 살인을 공모했지만 직접 실행하지는 않았던 공범은 주범보다 무거운 형을 구형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열린 결심공판에 앞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주범 A양과 달리 공범 B양이 범행 현장에 없었다는 점을 미뤄 A양보다 약한 15~20년을 구형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B양이 예상을 깬 중형을 받으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검찰은 살인을 적극적으로 공모한 B양의 계획성과 시신 일부를 직접 요구하며 훼손한 잔혹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먼저 B양이 시신을 확인하고 A양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하는 등 “A양이 살인을 저지른 것을 확실하게 인식했다”라며 “살인의 고의가 확인된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B양 아이큐가 125다. A양이 실제 살인을 할지 여부는 충분히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줄곧 “모든 일들이 역할극인줄 알았다”라며 범행을 부인해온 B양의 주장과 배치된다.
실제로 B양은 앞서 A양의 범행을 인식한 것은 물론 구체적인 살해 지시를 내리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혐의가 포착되기도 했다.
또 이날 재판에서 주범 A양은 “B양이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먹기 위해 달라고 했다”라면서 “새끼손가락을 소장하고 싶다고 했으며 피해자의 폐와 허벅지 살 일부를 먹겠다고 했다”라고 진술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A양은 또 “B양에게 건넨 시신 일부는 절대 모형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라면서 “새끼손가락은 피가 배어나와 있고 절단면에 뼈가 드러나 있었으며 허벅지 살에는 지방이 몽글몽글하게 나와 있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B양은 “A양에게 건네받은 시신이 모형인 줄 알았다”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B양은 최후진술에서 “시신 유기는 인정하지만 살인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인천 초등생 살인'에 대한 이들의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