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본산이 대부분, 후쿠시마 방사성물질 세슘137 다수
방사능에 오염된 재활용고철이 최근 5년 사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별로는 현대제철 재활용고철의 오염건수가 가장 많았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명길 의원(국민의당 송파구을)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5년간 방사능에 오염된 재활용고철 검출 사례가 84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의원 측이 밝힌 재활용고철의 방사능 검출 사례 가운데 현대제철이 가장 많은 42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능 오염 재활용고철 검출 건수는 2013년에 3건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늘어나 올해는 8월까지만 28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수입 고철에 비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고철에서 검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에 방사능에 오염된 국내 고철 발견 건수는 4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21건이나 됐다. 반면 방사능 오염 수입 고철은 2015년을 정점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현재 생활방사선법에 따라 30톤 이상의 전기 용융시설을 사용하는 재활용고철취급자는 방사선감시기를 설치해 국내와 해외에서 입고되는 모든 재활용고철에 대해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기준 방사능 농도를 초과한 재활용고철이 검출되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고 해당 고철을 폐기하거나 반송처리를 해야 한다. 현재 총 13개 제강사 19개 사업장에서 58대의 방사선 감시기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재활용 고철에서 발견된 방사능 물질은 파이프나 펌프 내부에 축적된 천연방사성핵종을 비롯해 인공방사성물질 가운데 치명적 독성을 가진 스트론튬 90이나 원자력안전법상 방사성동위원소인 토륨 232 등도 있었다. 특히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주된 방사성물질인 세슘 137도 자주 발견됐다. 이는 러시아와 일본에서 수입된 고철에서 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능에 오염된 고철은 위험도에 따라 재활용고철취급업자가 자체적으로 희석해서 매립하거나 전문업체에 위탁해 폐기하고 있고, 수입 고철일 경우는 수출국의 확인을 거쳐 전량 반송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단계부터 방사능 관리를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부터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시 현지 공급업체 정보를 포함한 '무방사능확인서' 첨부, 제강사 내 방사능 감시기 정상작동 관리 등을 권고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사능 관리는 일본산 고철이 감시기가 없는 항만을 통해 방사능 검사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 반입돼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이후 방사선 감지기를 추가 설치하는 등 수입 고철에 대한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최명길 의원은 “방사능에 오염된 재활용 고철 검출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방사선 감시기 설치 범위를 확대하고 입고되는 재활용고철 뿐만 아니라 반출되는 철강제품이나 폐기물 등에 대해서도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