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 50% 이상으로 회복했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1657억 달러로 이중 비트코인은 914억 달러다. 올초만해도 송금 지연 문제로 한계를 드러냈지만, 최근 지속적인 시스템 업데이트를 단행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술 한계 극복으로 성장 동력 확보 =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Bitfinex)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 5일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타다 12일 4815달러에서 5474달러(13일 오전 10시 40분 기준)로 급등하며 5000달러를 돌파했다.
업계에선 비트코인이 8월 세그윗(디지털 서명 분리 방식)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입을 모았다.
향후 꾸준한 업데이트가 이뤄질 경우 순조롭게 시스템을 향상할 수 있을 거란 신뢰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루 20만 건 이상의 입출금 거래 승인 지연이 일어나던 것이 최근 일일 3만건대로 개선했다.
비트코인 캐시와 비트코인 골드, 세그윗·세그윗2X의 분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시장에선 극복가능한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분위기다.
이달 25일 비트코인 골드의 출범이 예정돼 있는 것도 대부분의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무상 코인 획득이라는 이벤트 쯤으로 여기고 있다.
분열을 거듭하지만, 주류 비트코인은 언제나 살아남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똑똑해진 투자자, 새 코인 투자에는 신중 = 비트코인의 성장에 알트코인(비트코인 외의 코인)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가상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새 코인은 1163개(10월 13일 기준)로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에는 실현 불가능한 이상적인 계획만 담은 백서와 홈페이지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코인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 바 초기코인발행(ICO)이라는 형식으로 투자자들의 자금 신규 가상화폐로 판매하는 게 횡행하는 것이다.
ICO란 주식시장에서 자본금을 모집하는 기업공개(IPO)를 본떠 일종의 디지털 증권을 발행해 투자금을 가상화폐로 모금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ICO 투자자 중 사기성 코인에 피해를 당한 이들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비트코인 투자로 회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ICO 이후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면 수십~수백배 올랐지만, 하반기 들어 거래소 상장 후 하락세가 이어지는 코인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 가상화폐 주요 국가가 ICO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한몫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CO로 인한 사기가 급증하면서 이미 검증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다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콘셉트 확실한 코인이 뜬다 =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선 개념이 명확한 코인 등이 신뢰를 얻고 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명확한 콘셉트와 블록체인 가상화폐 최초라는 상징성이 더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는 이더리움도 연초대비 30배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금융거래에만 적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거래자간 일정 조건을 만족할 때 자동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신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이더리움과 유사한 형태의 퀀텀(QTUM), 이오에스(EOS), 스트라티스(Stratis) 등이 생겨났지만, 이더리움 시가총액은 여전히 비트코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거래내역 추적불가' 기능을 내세운 대시(DASH), 모네로(MONERO), 지캐시(ZCASH) 등도 인기 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콘셉트가 겹치는 3가지 코인 중 아직 시장을 장악한 코인은 없다. 시가 총액 기준으로 대시, 모네로, 지캐시 순이지만, 각각 구현 기술이 달라 향후 판도를 점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외 송금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리플은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시가총액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비트코인 캐시(BCH)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비트코인과 콘셉트가 겹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