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을 추진 중인 ‘보수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20일 3차 모임을 갖고 보수통합 의지를 재확인했다. 애초 통합의 물꼬가 한국당 쪽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한 통추위는 급물살을 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설을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통추위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향후 통합 방향을 논의했다.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응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야당은 보수통합밖에 없다는 여론이 절대적”이라며 “이 자리를 통해 보수대통합의 길을 위해서 우리가 헌신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용태 의원은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설을 ‘야합’으로 표현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에 바른정당이 (분명한) 입장 없이 하는 것은 야합이나 다름없다”며 “당이 자강은 말뿐이란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국민의당 비공개 설문조사는) 비밀리에 했으면서 그걸 공표한 것은 잘못한 것이자 의도적인 것”이라며 “이 의도에 어느 정당이든 말려들어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은 현실정치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최근 국민의당 자체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할 경우 한국당 지지율을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양당 간 합당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바른정당 자강파 유승민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사실상 합당에 동의하는 발언을 연달아 쏟아내고 있다. 또 한 언론에서는 국민의당 의원 40명 가운데 30명이 바른정당과 통합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당의 통합 분위기는 고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설은 각 당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각 당의 지역 기반이 영남(바른정당)과 호남(국민의당)으로 전혀 다르고, 합당을 하더라도 당내 반발과 지역구가 겹치는 수도권 당협위원장 통합문제 등 넘어야할 산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의 행보는 오는 27일 김무성 의원 귀국 이후 개최될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