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의 일곱 번째 해외 진출인 러시아 합작사(JV) 설립 소식에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23일 CJ CGV는 러시아 부동산 개발 회사인 ADG그룹과 합작해 영화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지분 구조는 CJ CGV가 70%, ADG그룹이 30%로, CJ CGV는 출자 금액 245억 원을 3년에 걸쳐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합작사를 통해 CJ CGV는 2020년까지 모스크바에 33개 극장, 160개 스크린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ADG그룹이 개발하는 복합 쇼핑센터에 합작사의 영화관이 입점하는 방식이다.
CJ CGV는 2006년 중국을 시작으로 2010년 미국, 2011년 베트남, 2014년 베트남, 미얀마, 2016년 터키에서 영화관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박스오피스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해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번 3분기에도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얻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CJ CGV의 러시아 진출에 대해 사업 확장 차원에선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지만 실적 기여 부분에 대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터키 인수 이후 높아진 재무적 부담 완화를 위해 인수 합병이 아닌 합작사 설립을 통한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얼마나 단기간에 이익 기여가 가능한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러시아 진출에 투입되는 금액 및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접근 방식을 감안했을 때, 이번 러시아 신규 진출이 CJ CGV의 실적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국내 시장 회복 및 중국의 실적 안정화라는 기존 투자 포인트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렇지만 러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엔 이견이 없었다. 러시아 인구수는 1억5000명으로 한국의 3배에 달하지만 지난해 기준 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1.4회였다. 이는 4.2회인 한국에 비해 떨어지는 수치다. 또한 상위 5개 사업자 시장 점유율이 30%에 그쳐 지배적 사업자가 없어서 단기간내 주요 사업자로 올라서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가 2018년 월드컵을 앞두고 모스크바 전역 개발 확대를 촉진하고, 현지 영화 투자를 강화하면서 콘텐츠의 질적 향상과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박스오피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낮고 시장 진출을 위한 재무적 부담이 제한적인 가운데 지역 다각화를 통해 매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또 "ADG는 모스크바 중심 쇼핑몰 개발 이후 서러시아 지역 주요 대도시 위주의 쇼핑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며 "모스크바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이후 출점 확대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