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냉각됐던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사드 보복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결정했던 롯데그룹이 기존 매각 결정의 번복은 없을 것이라 밝혀 주목된다.
31일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영업 정지가 해지되는 등의 사안도 없고 기존 롯데마트의 입장에도 변동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이날 “이번 협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기존 롯데마트 매각 건은 이미 진전되어온 사항으로 변동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한중 양국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라는 제목의 합의문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동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중 교류 관계에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으로 112개의 중국 롯데마트 점포 중 87개의 영업이 중단되고 그나마 영업 중인 12개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했다.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중국 롯데마트 영업정지 영향 등으로 2~3분기에 전년대비 반 토막 난 영업이익 내기도 했다.
두 차례나 긴급자금을 투입하면서 어떻게든 버티려 한 롯데마트는 견디다 못해 지난 9월 롯데마트 중국 철수를 선언했다. 예상보다 사드 사태가 장기화하는데다 이에 따른 실적 악화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10여 개 외국계 기업과 접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매각 철회에 대해 선을 그었으나 한·중 관계 개선으로 추후 번복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롯데그룹이 앞서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 가능성을 극구 부인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꿨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롯데 측이 예정대로 매각하게 되더라도 정치적인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매각 단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