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조지아 주, LGBT 인권 침해 논쟁에 발목 잡혀
아마존 제2본사 유치전에 238개 북미 도시들이 참여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오직 1개 도시만이 웃을 수 있는 이번 유치전에서 ‘성소수자(LGBT) 정책’이 복병으로 떠올랐다고 7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237개의 패자 도시와 1개의 승자 도시로 나뉠 아마존 제2본사 유치전에서는 미국 텍사스 주와 조지아 주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몇몇 베팅업체까지 유치전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베팅을 많이 받은 도시 중 텍사스 주의 오스틴과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가 올라와 있다. 그런데 두 도시 모두 최근 LGBT 차별 논쟁에 휘말린 전적이 있어 최종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CNN머니는 전망했다.
아마존은 실리콘밸리의 여타 기업과 마찬가지로 LGBT 인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LGBT 인권 보호 단체인 휴먼라이츠캠페인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상을 받는 자리에서 베조스 CEO는 “미국 전역에서 더 많은 소수자의 인권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는 평등에 관한 가치가 우리 모두에게 뿌리 박혀 있다고 믿는다”며 “그것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을 근거로 하면 LGBT 친화적인 도시가 아마존 제2본사 유치전에서 가산점을 받게 된 셈이다.
그런데 제2본사 유치전에서 유력한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 주는 일명 ‘화장실 법’으로 몇 달 전 곤욕을 치렀다. 이 법은 텍사스 주 공립 고교에서 화장실을 사용할 때 자신의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텍사스 주의 그렉 에보트 주지사가 주도한 법으로 LGBT 차별법이라는 논란을 불렀다. 대대적인 시위가 이어졌고, 지난 8월 처리 시한을 넘겨 폐기됐다.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마크 존스 연구원은 “비록 텍사스 주가 입법을 강행하진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미지와 명성이 훼손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의 제프 윌크 소비자사업부문 CEO는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이 법은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아 주에서도 작년에 LGBT 논쟁이 불붙었다. 조지아 주에 있는 일부 종교 단체들이 LGBT 반대법을 청원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청원한 법은 LGBT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말자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당시 디즈니, 코카콜라, 세일스포스 같은 대기업들은 이들의 주장이 인권 침해적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 네이선 딜 조지아 주 지사는 이들의 청원에 거부권을 행사해 입법화를 막았다. 그러나 딜 주지사의 임기는 내년으로 끝난다. CNN머니는 조지아 주에서 얼마든지 유사한 법이 재등장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아마존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