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제시한 LTE 수익배분 비율 10%P 인하서 7.5%P 인하 그쳐
올해 6월 마무리됐어야 할 알뜰폰 도매대가 책정이 5개월 지연된 끝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정부가 내세웠던 원안보다 인하율이 오히려 후퇴해 사실상 비용절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망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지급하는 도매대가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도매대가란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의 망을 빌려 쓰고 내는 일종의 이용료다. 도매대가가 낮을수록 이통사에 지급하는 이용료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년 정부와 SK텔레콤이 협상을 거쳐 결정할 때마다 알뜰폰 업계는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정부와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LTE 망을 빌려 쓰고 내야 하는 도매대가 비용을 전년 대비 평균 7.2% 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2G·3G 망의 도매대가의 경우는 음성 12.6% 포인트, 데이터 16.3% 포인트 인하된다. 종량으로 처리하는 2G·3G와 달리 LTE 망 도매대가 산정은 수익배분 도매대가(RS: Revenue Sharing) 방식이 적용된다. LTE 가입자 한 명에게서 얻는 수익을 100원이라고 가정하면 망을 제공해 주는 알뜰폰 사업자 몫이 7.2원 늘었다는 의미다. 도매대가 인하 비율이 커질수록 알뜰폰의 이익은 커진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협상으로 연간 도매대가 인하액이 300억 원에 달해 알뜰폰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알뜰폰 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당초 현 정부의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제시했던 도매대가 인하율이 10%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7.2%포인트 인하는 공약 후퇴라는 주장이다. 국정기획위가 6월 발표한 LTE정액제 수익 배분 비율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인하였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LTE 가입자에게서 얻는 100원 수익 중 10원 이상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7.2원에 그쳐 실망감이 크다”며 “특히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구간 도매대가 비율은 전년 대비 2.26%포인트 인하에 그쳐 LTE 무제한 서비스 출시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알뜰폰 1위 사업자 CJ헬로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저가 구간의 정액요금제 비율이 높다. 고가 요금제에서도 수익배분 도매대가가 10%포인트 이상 내려갈 경우 CJ헬로는 공격적인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어려워졌다. SK텔레콤로서는 수익률이 높은 LTE 무제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