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강호 이탈리아가 스웨덴에 패하며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스웨덴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이탈리아는 1,2차전 합계 0-1로 스웨덴에 무릎을 꿇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년 만이다. 1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도 무산됐다.
이탈리아 축구 팬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어느 나라보다 축구를 신봉하는 이탈리아인에게 자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다는 사실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탈리아 선수들도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 따른 책임을 통감했다. 특히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한 주력 선수들은 잇따라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우선 이탈리아 레전드로 꼽히는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경기가 끝난 후 "나 자신에게가 아니라 이탈리아 축구 전체에 안타깝다"라며 "그러나 이탈리아 축구에는 분명히 미래가 있다. 우린 자부심과 능력과 결단력이 있다. 흔들려도 언제나 다시 서는 방법을 찾는다"라고 강조했다.
부폰은 이어 "나는 대표팀을 떠나지만 앞으로 잔루이지 돈나룸마, 마티아 페린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활약할 것"이라며 "축구에서는 팀으로 이기고 팀으로 진다. 영광도 비난도 함께 나눈다"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부폰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골키퍼다. 총 5번의 월드컵을 포함해 이날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175경기를 뛰었다. 가장 몸값 비싼 골키퍼, 세리에A 최장 12경기 무실점 기록, 이탈리아 대표팀 최다 무실점 경기 등 다양한 기록을 보유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다니엘레 데 로시, 조르조 키엘리니, 안드레아 바르찰리도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데 로시는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새 출발해야 한다"며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키엘리니 역시 "우리는 좋은 유망주들이 많다"며 "이탈리아 축구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길 바란다"라며 은퇴 의사를 전했다.
바르찰리도 "오늘은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날로 기억될 것 같다"라며 "어린 선수들이 이탈리아 대표팀을 끌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탈리아의 세대교체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표팀 평균 나이가 30세에 육박할 정도로 노화되면서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새로운 얼굴들이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에 나타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록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볼 수 없게 됐지만 세대교체로 이탈리아가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