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동안 단 한번도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기준선(100)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 에 따르면 지난 15 ~22일 600대 기업(매출기준)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경기전망 지수는 96.5로 집계됐다.
BSI는 해당 기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긍정적 전망 업체보다 많으면 100을 밑돌고, 지수가 낮을수록 부정적 전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북핵문제, 가계부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경기전망 지수는 2016년 6월 이후 올해 12월까지 무려 19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뿐 아니라, 1월부터 12월까지 올해 1년 내내 단 1개월도 100을 넘지 못하고 계속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연평균 BSI(93.5) 수준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8.7) 이후 가장 낮았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는 외환위기 당시 1997년, 1998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며 "과거 경제 위기의 경우 기업 심리가 급격히 나빠져 연평균 BSI가 2~3년 100을 밑돌다가도 위기 극복과 함께 곧 회복됐으나 최근에는 BSI가 장기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BSI를 업종별로 보면 펄프·종이 및 가구(76.9), 음식류(96.2), 1차 금속 및 금속가공(81.3), 고무·플라스틱 및 비금속광물(85.0), 전자 및 통신장비(90.0) 등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전기·가스(133.3), 출판 및 기록물 제작(120.0), 방송·통신업(109.1) 등의 경우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