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 나서는 모디총리, 세계에 ‘인도 알리기’ 총력
23~26일(현지시간) 열리는 2018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18년 만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연 화제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올해 다보스포럼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인들과 재계 인사들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이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폐막 연설에 나선다.
국제 지도자와 기업가,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의 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해 작년 말 통과시킨 대규모 감세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탈퇴나 중국과의 무역 전쟁 포문을 여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 우려하는 시선도 공존한다.
트럼프와 함께 또 한 명의 주인공으로 꼽히는 인물은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은 모디 인도 총리다. 모디 총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인도의 위상을 강력하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외교부의 메이손 비자이 고칼 대변인은 “모디 총리는 오는 22~23일 이틀간 짧지만 집중적인 방문을 할 것”이라며 “총리가 다보스에 다녀온 뒤에는 항상 경제가 크게 덕을 봤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 총리는 지금까지 다보스포럼에 두 차례 참석했다. 가장 최근에 참석한 인도 총리는 1997년에 방문한 H.D. 데베 고다 총리다.
모디 총리는 이번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인들과 적극적인 만남을 갖는다. 고칼 대변인은 “인도는 경제를 개방하고 있으며 대규모 사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경제 성장에 함께하고, 우리도 세계의 경제 성장에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다보스포럼 개막 전날인 22일에는 글로벌 CEO 40명, 인도 CEO 20명을 포함해 총 60명 가량의 기업 경영인과 만찬을 한다. 여기에는 에어버스, 히타치, IBM CEO 등이 포함된다. 23일 기조연설 뒤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대통령과 회담하며, 제너럴모터스(GM), 세일스포스, 로열더치셸, 네슬레, JP모건 등 1500명 정도의 글로벌 기업인이 참석하는 리셉션을 주최한다. 인도 측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경제 성장을 설명하는 동시에 인도 요리와 인도 문화유산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의 람 마다브 대표는 지난주 한 행사장에서 “다보스포럼에서 인도는 관중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도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이해관계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역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기업연구센터(CEBR) 가 지난달 향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나라로 인도를 꼽았다고 전했다. 인도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세계 7위 경제국 자리를 지켰으며 올해는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CEBR의 덩 맥윌리엄스 부회장은 “2027년에는 인도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 연방정부가 4년 만에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에 처하자 트럼프의 다보스행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예산 집행이 끊겨도 대통령 전용기를 띄우는 데는 문제가 없어 다보스행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원래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다보스에 도착해 26일 폐막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작년 다보스포럼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불참한다. 대신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참석한다. 그는 최근 경제 부총리에 내정됐다.
그 외에 세계적인 음악가 엘튼존은 ‘엘튼 존 에이즈 재단’의 설립자로 참석한다.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인도 영화배우 샤룩 칸도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이들 3명은 세계의 진보에 이바지한 예술가로 선정돼 크리스털 시상식의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