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前작가, "난 커피 심부름꾼" 갑질 폭로…제작진 "작가 처우 문제, 적극 개선할 것"

입력 2018-01-26 15:20수정 2018-01-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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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작가 처우 논란에 대해 개선 의지를 밝혔다.

26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한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작가 및 보조작가의 처우 문제를 포함하여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라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오전 KBS 구성작가협의회 홈페이지에는 방송사의 갑질 관행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 홈페이지는 방송작가들의 구인·구직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글쓴이는 자신이 지난 2016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송작가로 일했던 사실을 밝히며 "월급은 160만 원이었다. 6주 간격으로 팀이 돌아갔는데, 그곳에선 24시간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주만 10시쯤 출근해 7시쯤 퇴근하고, 2-5주엔 밤낮도 주말도 없이 일을 했다. 당연히 수당이고 뭐고 없다"라며 "밥 심부름에 커피 심부름이 주 업무고, 기껏 커피를 사 왔더니 이거 말고 다른 메뉴 먹고 싶다는 선배의 말에 도로 내려가 다른 것을 사 오기도 했다"라고 폭로했다.

또한 "나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던 전임자는 종종 두통약을 하나씩 먹었다. 왜 먹냐고 물어보니 잠이 너무 부족해 만성 두통에 시달린다고 했다"라며 "글을 쓴다는 알량한 자존심은 내려놓아야 하는 곳이다. 나는 심부름꾼이었다. 밖에서는 정의로운 척, 적폐를 고발하겠다는 피디들이 내부의 문제엔 입을 조개처럼 꾹 닫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쓴이는 "출근 1주일에 되었을 때, 담당 피디에게 불만을 말했지만 '여기는 똑똑한 작가가 아니라 말 잘 듣는 작가를 원한다. 똑똑하게 굴 거면 여기서 일 못 한다. 다들 그렇게 일해 왔고, 그게 여기의 규정이야'라는 답변을 마주했다"라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적폐 청산을 부르짖을 때마다 나는 웃긴다"고 말했다.

작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뉴스타파 '목격자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그는 "출근 전까지 급여를 알려주지 않았다. 첫 출근 날 급여를 묻자 담당 피디는 '공중파처럼 120만 원씩은 못 줘'라고 말했다"라며 "'뉴스타파'는 '사회 정의를 지키는 일인데 돈이 넉넉지 않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정규직들은 최저임금을 못 받으면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갑질을 고발하는 그들이 막내 작가들에게 갑질을 하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 일파만파 퍼지자, 네티즌들은 공분을 드러냈다. 방송계의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고 상담받는 SNS 오픈 채팅창인 '방송계 갑질 119'에서도 해당 관행을 규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 측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사실을 확인 중"이라며 "현재는 최저임금이나 시간 외 수당 등 노동법을 다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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