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분양권 프리미엄은 올랐다.
9일 양지영 R&C 연구소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1월 거래량은 총40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718건에 비해 절반 가량인 44%가 줄어든 수치다.
이는 올 1월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에 분양권 양도소득세율이 일괄 50%로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해까지는 분양권 보유 기간이 ‘1년 이상~2년 미만’이면 40%, ‘2년 이상’이면 6~40%의 세금만 내면 됐다. 하지만 올 1월부터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진데다가 강남 집값 급등하면서 분양권 소유자들이 기대감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로 분석된다.
실제로 강남권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해 12월 42건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단 3건만 거래가 되면서 지난달 대비 무려 93%가 줄어 강서구 다음으로 두번째로 많이 줄었다. 다음으로 서초구가 51건에서 1월에는 6건으로 88%가 줄었고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100건에서 30건으로 70%가 감소했다.
시장에는 여전히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풍부한 가운데 정부가 조합원지위 양도금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 규제가 심화되면서 분양권과 입주 5년이내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는 분양권 양도차익에 50%의 세율이 일괄 부과되는 등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에 나오는 분양권 매물도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이처럼 분양권 거래는 없지만 웃돈은 강세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최고 13억900만원에 실거래가가 신고됐었지만 현재 18억원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1달 사이 무려 5억원 오른 것이다.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에 평균 12억원 가량에 거래됐지만 14억5000만원에 분양권 매물이 나와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19억9385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3.3㎡당 4258만원으로 일반아파트 기준 역대 최고 분양가였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보다 4억5000만원 이상이 상승한 값이다.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3억7000만원)과 반포동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3억5000만원),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3억2000만원)에도 각각 3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공급 물량 부족에다 양도세 부담에 따른 분양권 매물 품귀현상으로 프리미엄은 더 올라가는 분위기다”면서 “수요 억제책이 아니라 강남 집값의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부족 해결 방안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