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코, 제품군 다양화 하면서 콜라 시장 점유율 더 잃어
펩시코와 코카콜라는 글로벌 탄산음료 업계의 오랜 라이벌이다. 하지만 펩시코는 코카콜라의 그늘에 가려 만년 2등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간판 제품인 ‘콜라’에서 압도적으로 뒤진다. 왜일까.
CNN머니는 탄산음료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떨어져도 코카콜라가 콜라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지킨 결과라고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국 음료시장 조사업체인 베버리지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은 17.3%에서 17.8%로 올랐다. 반면 펩시는 10.3%에서 8.4%로 하락했다. 물, 이온음료, 주스 같은 제품에서는 펩시가 앞서고 있지만 콜라 제품에서는 여전히 코카콜라가 왕좌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펩시코와 코카콜라는 설탕 함유량과 열량이 높은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줄어들면서 대안 음료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두 회사 모두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한 것이다. 다만 두 회사의 차이점은 코카콜라는 전체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콜라 비율을 펩시코보다 높게 유지했다는 점이다.
펩시코도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다. 펩시코는 탄산음료 업체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식품 업체들을 많이 인수했다. 1965년 ‘치토스’ 스낵으로 유명한 미국 식품업체 프리토레이를 인수했고, 2001년에는 시리얼 업체 퀘이커오츠를 사들였고, 스낵업체 토스티토스도 인수했다. 맥쿼리캐피털의 캐롤린 레비 음료 전문 애널리스트는 “펩시코는 가장 중요한 것에서 눈을 떼버렸다”며 “지난 몇 년간 펩시코는 콜라 브랜드로서 혼란스럽게 했고, 콜라 외의 다른 것을 좇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머니는 탄산음료에 대한 전체적인 선호도가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탄산음료의 인기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펩시가 간과한 것이 실수였다고 꼬집었다. 베버리지다이제스트에 따르면 2016년 북미 지역에서 소비된 탄산음료는 총 810억 달러(약 86조9940억 원)에 달했다. 물과 이온음료 판매를 합친 것을 뛰어 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물은 230억 달러, 이온 음료는 94억 달러 어치가 팔렸다.
펩시코도 자사가 콜라 브랜드라는 정체성에서 너무 멀어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자극해 콜라에 집중하던 펩시를 연상하게 할 것이며, 이러한 마케팅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버리지다이제스트의 듀앤 스탠포드 편집장은 “펩시가 핵심 브랜드에 집중한 광고를 강화하면 고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