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배짱 장사’를 해왔던 회원제 골프장들이 중과세를 버티다 못해 세율이 낮은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골프장을 살리려는 전략이다. 9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골프장은 문만 열면 큰소리치며 장사하는 ‘갑’중의 ‘갑’이었다. 하지만 골프장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골프장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골프장은 홀당 입장객수가 곧 수익과 직결된다. 입장객을 늘리기 위해 골프장들은 각종 아이디어를 짜 낸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코스관리다. 특히 페어웨이는 물론 그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직원들의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코스상태가 엉망이면 골퍼들이 바로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상의 코스상태를 원하는 골프장 기업주조차 코스관리팀에 의외로 무관심하다. 그린키퍼들은 늘 인력난에 허덕인다. 기후변화에도 점점 코스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력충원을 원하지만 오히려 줄고 있다. 골프장들은 아예 1, 2명만 남기도 아웃소싱(외주)를 준다. 아마도 이렇게 용역을 주는 것이 골프장으로써는 현명할는지도 모른다.
골프코스관리전문기업 송홍식 블루비즈 대표도 “앞으로 골프장들은 점점 더 외주에 맡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곳과 협업하면 코스도 살고 경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스템 하나만 바꿔도 경비절감은 물론 잔디도 몰라보게 좋아진다”며 “비단 잔디상태뿐만 아니라 합리적으로 운영으로 경비가 적게 들어 골프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보자.
퍼티게이션(fertigation(滴下施肥法))이라는 것이 있다. 이미 골프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것이다. 이는 시비(fertilization)와 관개(irrigation)의 합성어로 작물의 뿌리 부근에 관수시설을 이용해 액비형태의 영양분을 급하는 것이다. 양분이 되는 것을 관개수에 섞어 물과 함께 시비하는 방법을 말한다. 뿌리는 토양 중에서 물과 양분을 찾아 뻗어 나가는데 주변에 양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돼 잔디상태가 나빠지게 된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가능한 한 식물근처에 물과 양분을 쉽고 빠르게 공급시켜 근군(根群)이 형성돼 에너지 낭비 없이 작물을 생장을 빠르게 해야 한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퍼티게이션은 대규모 면적에 관수와 시비가 동시에 가능하므로 인력이 절감된다. 고르게 액비를 공급하므로 작물의 생장이 균일하다. 과도한 시비로 인해 생기는 생장 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데다 특정비료 성분이 부족할 때 신속히 시비를 할 수 있다. 특히 생육단계나 작물의 영양 상태에 따라 적정한 시비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터프 피딩 시스템으로 설치되는데 9홀 양잔디 기준으로 연간 약 700만원이 절약된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가 열린 페블비치 링크스 등 외국의 명문골프장에 대부분 이 시설이 설치돼 있다.
포고(POGO) 터프 시스템도 잔디관리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포고는 코스상태를 전문적으로 분석해 보다 실용적이고 비용효율의 높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첨단 올인원 시스템이다. 포고는 GPS를 이용해 코스의 오차범위 1m 정도의 매핑도 가능하다. 자동으로 지형 공간의 분석을 통해 문제가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어디에 발생할 것인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연결하면 잔디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데이터수집과 로깅시스템을 제공받을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앱을 통해 코스에 문제가 생기기전에 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면에서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다니다가 아버지가 목재소를 운영했던 관계로 일찌감치 사업에 눈을 떴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 비료공장을 맡아 운영한 것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그는 “80년대 중반에 청주에서 유기질 비료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비료를 직접 배달하면서 골프장을 방문하게 됐다. 그런데 골프장을 본 첫 인상이 ‘천국’이었다. 그래서 1990년에 클럽을 잡았고, 본격적으로 골프장관련 사업에 뛰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는 그는 비료회사와 골프온라인 토털 매니지먼트사를 창업해 운영을 해온 터라 골프산업진출이 용이했다.
그는 그린을 덮는 커버를 수입하다가 천연잔디를 보호하는 매트를 처음 개발했다. 국산 금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 비행기도 만든다던 청계천 공구상가 일대를 쥐 잡듯 뒤졌다. 그리고는 금형을 직접 제작해 매트를 생산했다. 잔디보호용 매트 국내 특허 1호다.
블루비즈의 강점은 미국, 일본, 영국 등 골프선진 5개국, 11개 골프장관련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언제든지 관련 제품 및 기술 등을 국내에 들여 올 수 있다는데 있다. 이는 외국의 협력업체와 연계해 국내 골프장 환경에 적합한 코스를 관리하는데 기술지원이 되는데다 신개념 프로그램을 활용해 코스 및 기술인력 운용이 쉽다는 것이다. 잔디를 비롯해 병충해, 잡초, 수목관리 등 분야별 정확한 진단과 코스관리를 제대로 해준다.
특히 블루비즈와 협업하는 골프장은 연 1회 일본, 미국, 영국의 골프장 각 분야 전문기술자문단이 한국을 방문해 코스관리에 관한 것을 자문해준다.
블루비즈는 일반적인 아웃소싱사와 조금 차별화된 면을 갖고 있다. 그는 “대부분 아웃소싱을 하는 이유는 비용절감이나 인원감축의 수단이 됐으나 블루비즈는 발주처인 골프장과 함께 전략적이고 핵심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며 “현장의 재원과 자본을 그 현장에 재투자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송홍식 대표는 볼도 잘 친다. 3언더파 69타가 베스트스코어다. 그의 골프기량만큼 국내 골프장 발전에 대한 그의 역할이 기대된다.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