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소환] 포토라인에 선 역대 대통령들...말말말

입력 2018-03-1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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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하다", "면목 없다"

포토라인에 선 역대 대통령들은 말을 아꼈다. 사죄의 말을 짧게 남기고 포토라인을 지나갔다. 14일 검찰에 소환되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예고했다. 그가 어떤 말을 남길지 주목된다.

사상 처음 검찰의 포토라인에 선 대통령은 노태우(86)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40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1995년 11월 1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포토라인을 지나갔지만, 검찰 조사가 끝난 후 "여러분들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모두 안고 가겠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고 한 달 뒤 12·12사태와 5·18 내란죄 등으로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 당일인 1995년 12월 2일 연희동 자택 앞에서 돌연 검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른바 ‘골목 성명’이다. 당시 그는 "검찰의 태도는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힌 뒤 고향인 경남 합천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이튿날 체포·구속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2009년 4월 30일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머물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검찰청으로 향하기 전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차에 올랐다. 포토라인에 서서는 "왜 면목이 없다고 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지난해 3월 21일 검찰의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67) 전 대통령은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선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그는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턱밑으로 조여오자 지난 1월 17일 삼성동 본인의 사무실에서 돌연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전하는 대국민 메시지가 당시 발표한 입장과 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저와 함께 일했던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공직자들에 대한 최근 검찰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며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며 본인의 억울함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본인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서는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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