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자산운용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는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성장을 거듭했던 중국 경제가 지난해보다는 낮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연착륙할 것이란 설명이다.
캐서린 영 피델리티자산운용 이머징 아시아펀드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17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숫자 자체로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는 낮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갑자기 5.9%로 확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였다. 올해 1분기에는 6.8%를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는 ‘6.5% 정도’다. 영 디렉터는 “단순히 경제성장률의 숫자보다는 그 숫자를 구성하는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가 예상에 못 미치게 된다고 해도 고정자산 투자 확대 등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도구적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영 디렉터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최근에는 물리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봐도 모든 길은 중국, 아시아로 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그만큼 아시아에 풍부한 투자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이 선진국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나 지난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이 1년 동안 40% 상승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쪽에 투자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는 것.
영 디렉터는 특히 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이 핵심 과업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2025)’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시 주석은 2050년까지 중국을 다시 최대강국으로 도약 시킨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메이드 인 차이나2025’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2025는 중국의 제조업을 고부가 가치 제조업으로 촉진하는 전략이다. 영 디렉터는 “해당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면서 “해당 회사의 기술력이 경쟁력이 있는지, 미국 과세 정책에 대응력이 있는 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항저우의 감시카메라 기업인 ‘하이크비전’을 수혜기업으로 꼽기도 했다.
또한 최근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중국 증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지만 실제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1%, 2%에 불과하다”며 “투자자는 헤드라인(뉴스)에만 반응하기보다는 세부사항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 디렉터는 중국과 함께 아시아 신흥국은 정책변화 이행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 신흥국은 장기적으로 유망한 시장”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여파와 각국 내부의 사정 등 위험 요인들이 있지만 글로벌 포트폴리오 투자자라면 아시아에 투자지역을 배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이달 초 출시한 ‘피델리티 이머징 아시아 펀드’를 기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피델리티 이머징 아시아 펀드는 중국을 비롯한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의 아세안지역에 있는 우수기업에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