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의 교육감 비율은 14:3으로, 이번 교육감 선거는 ‘보수의 무덤’이 됐다. 교육감 당선 지역은 대전, 대구, 경북 등 3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진보 교육감 지역은 4년 전 13개 지역에서 1개 지역(울산)을 추가했다. 서울에서는 진보 교육감의 맏이 격인 조희연 후보가 보수 성향의 박선영 후보와 중도 성향의 조영달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조 후보는 한 해 9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집행하고 유치원과 공립학교 교원 5만여 명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에서 재선 교육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 한 번도 진보 성향 당선자를 낸 적 없는 울산에서도 진보 성향 노옥희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12곳에 출마한 현직 교육감이 모두 재선에 성공하며 ‘현직 프리미엄’ 효과를 재확인했다. 현직 교육감은 진보 11명, 보수 1명 등 모두 12명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현안이 온 지방선거 현안을 뒤덮은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보다는 유권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현직 교육감들이 더 유리했다는 풀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 교육 개혁이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진보 후보들이 선거 기간에 공약으로 내세운 외고·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 등은 현 정부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당장 8월 결정을 앞둔 대입 개편안 발표에서도 진보 교육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수능 절대평가로의 전환, 학생부 전형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