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휴가 전 타결 사실상 불가능, 7년 연속 파업 이어가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첫 파업을 예고했다.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사측이 추진 중인 갖가지 경영전략에 반기를 든 만큼 어느 해보다 힘겨운 협상이 예고됐다.
11일 현대차와 이 회사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전날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통해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이튿날인 12일 1조와 2조가 각각 2시간, 4시간씩 총 6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차 파업은 올들어 두 번째다. 지난해 임단협이 해를 넘겨 올해 초로 이어지면서 1월 10일까지 5차례 부분파업을 단행했던 바 있다. 올해 임단협 일정 가운데 파업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7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는 지난 2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전체 조합원 대비(5만417명) 대비 65.62% 찬성으로 가결했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는 합법 파업할 수 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5월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벌였으나 지난 4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양측의 요구안은 차이가 크고 각각의 주장도 강경하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회사에 요구한 반면, 사측은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100만 원 지급 등을 담은 일괄제시안을 내놓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별도 요구안이다. 노조는 △조건없는 60세 정년 △해고자 복직 △고소ㆍ고발 철회를 비롯해 △광주형 일자리 공장 설립반대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위한 잔업중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반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결정에 대해 사측은 "미국 관세 위협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파업을 자제하고 교섭을 마무리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판매가 부진한 미국과 중국 등 주력시장의 실적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의 관세 부과를 골자로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백 장관은 올해 임금 협상에서 노사의 원만한 타협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