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석방과 동시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그간 미뤄뒀던 투자가 본격화될 수 있이란 기대감에서다. 특히 신 회장이 숙원 사업으로 추진했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주말 이틀간의 짧은 휴식만을 마치고 8일 출근,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신 회장은 출근과 동시에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해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경영 현안을 보고 받고 회의를 할 예정이다. 업무보고에는 총수 부재로 밀려 있던 그룹 차원의 각종 투자 등 그룹 현안이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4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사업에 관한 보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사업은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단일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롯데그룹의 탈유통 전략의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룹 내 최우선 순위로 꼽히는 사업임에도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사업은 5년 넘게 표류했다. 당초 부지 매입에 긴 시간이 걸리면서 사업은 방향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2016년 부지 문제가 해결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신 회장이 올해 초 구속 수감되면서 상황은 다시 꼬여버렸다. 최종 결정권자인 총수의 부재로 관련 투자 결정이 올스톱된 것이다.
문제는 투자가 지연될 경우 롯데케미칼의 미래 경쟁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화학사업은 ‘투자 타이밍’이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신 회장이 빠르게 경영에 복귀하면서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사업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인도네시아 현지를 직접 찾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유화단지는 신 회장이 석방된 후 현지 방문을 통해 부지 확인을 거쳐야 건설이 재개될 것"이라고 언급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신 회장의 대법원 선고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화학사들이 규모의 경쟁에 나서며 몸집불리기에 나선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에 대한 투자 재개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라며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