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대전 물류센터에서 상차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면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해당 물류센터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CJ대한통운을 이용해 택배를 주고 받는 이용자들은 '택배 배송 지연 소식'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내 받았다.
하지만 CJ대한통운 측은 이 같은 사고 소식은 숨긴 채 단순히 택배 물량증가로 택배 배송이 원활하지 않은 것처럼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CJ대한통운은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택배 예약 서비스 일시중단 안내'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해당 공지글에는 "택배 물량증가로 개인택배 예약 서비스를 아래 기간 동안 일시 중단한다"며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개인택배 예약 서비스 중단 사실을 알렸다.
CJ대한통운이 이처럼 개인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것은 이번 대전 물류센터 사망 사고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달 30일 3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트레일러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후 CJ대한통운 대전 물류센터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노동청 측은 추가 물류 입고는 이날 오후부터 금지했으며, 의약품과 음식물 등 기존에 쌓인 물류는 소비자 불편이 우려되는 만큼 출고하도록 했다.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았다. 특히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들은 대전 물류센터를 통해 발송되는 운송장 코드표 맨 앞자리 숫자 7, 8, 9, 0의 물품은 터미널 문제로 배송이 2~3일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고객들에게 이를 안내하고 있다.
다만 CJ대한통운 측은 해당 사업자에게 안내하는 과정에서도, 혹은 고객들에게 배송 차질 문제를 안내하는 과정에서도 사망사고 문제는 빠뜨린 채 상황을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CJ대한통운 측의 해명이 거짓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CJ대한통운 대전 물류센터의 작업 중단으로 인해 대전허브를 통할 예정이던 배송 물품은 다른 곳으로 우회하고 있고, 이로 인해 배송 물량의 급증으로 곳곳이 물품 포화 상태를 맞으며 배송 지연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비록 하청업체 직원의 사망이지만 CJ대한통운 측의 책임도 분명한 만큼 공식적으로 사과의 말 한 마디 없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역시 "지난 세 달 사이에 벌써 세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청년노동자가 감전사했고, 50대 노동자가 찜통 더위에 막힌 공간에서 상하차 작업중 쓰러져 사망했고, 이번에는 트레일러에 치여서 사망했다"며 "그런데도 CJ대한통운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니 분노스러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허브물류센터는 벌써 두 번이나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됐지만 또 다시 안타까운 죽음이 생긴 것은 이처럼 사고가 있을 때마다 벌이는 특별근로감독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은 죽음의 외주화, 책임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마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