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주력 엔진인 75t(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의 액체엔진이 당초 실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항우연은 이날 75t급 1기로 구성된 시험발사체를 발사했다. 4시 정각에 성공적으로 쏘아올려진 발사체는 151초간 날았다. 이는 당초 연소목표시간인 140초를 11초 초과한 것이다. 연소가 종료된 뒤 발사체는 고도 75㎞에 도달했다. 발사후 319초후 최대 고도(약 209㎞)에 도달했다가 하락해 발사 약 9분뒤에 발사장소에서 429㎞떨어진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 사이 공해로 떨어졌다.
이번 성공으로 2021년까지 순수 우리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계획이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이날 발사는 누리호에 쓰일 75t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용 발사체'에 대한 실험이다. 시험발사체는 지난달 25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추진체 가압계통에서 이상이 발견돼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됐다.
누리호는 총 3단으로 구성된 반면 오늘 쏘아 올려진 엔진 시험발사체는 1단형이다. 총 3단으로 구성되는 누리호의 2단부로 로켓의 ‘심장’에 해당하는 핵심부품이다. 길이가 25.8m, 최대 지름 2.6m, 무게 52.1t이다. 그동안 설계를 20번 넘게 바꾸고 지상 연소실험도 100번이나 진행했다. 러시아제 로켓엔진을 사용한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성공이후 연구진들은 순수 국내기술로 만든 발사체 개발에 집중해 왔다. 2021년 발사될 누리호의 1단과 2단에는 같은 엔진이 각각 4기와 1기씩 총 5개가 장착된다.
이번 발사로 한국의 우주기술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항우연 관계자는 "75t급 엔진을 개발하고 보유한다는 것은 발사체 독자 개발의 한 관문을 통과했다고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75t 이상 중대형 엔진을 독자 개발한 나라는 한국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6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항우연은 1.5t급 실용위성을 2021년까지 고도 600∼800㎞의 저궤도에 투입할 목적으로 누리호를 개발중이다. 항우연은 이후 75t급 엔진 4기를 합쳐 300t급 1단 엔진을 만들고, 75t급 2단, 7t급 3단을 개발ㆍ조립하는 과정을 수행할 계획이다. 누리호 개발에는 정부 예산 총 1조9500억원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