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이 하락해 신규 갭투자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2341가구에 달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예정 물량인 2만7034가구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며 2008년(5만6186건) 이후 최대치다.
게다가 2020년 입주 물량(4만1314가구)도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에 늘어난 입주 물량은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다.
이처럼 입주 물량이 평년 이상으로 급증하며 전세매물도 늘어나 전세가격 하락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미니신도시급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올해 안팎으로 입주 예정임에 따라 동남권 지역의 전세가격 약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0.03% 하락한 가운데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0.38% 내려갔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전세가격이 따라가지 못하자 갭투자의 핵심 요건인 전세가율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전세가율이란 주택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의미하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갭투자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6년 6월 72%로 최고점을 찍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평균가격 기준)은 11월 65.9%까지 내려앉았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울권은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전세가율 하락은 불가피해 보이며 갭투자 방식의 수요도 감소할 것이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롯해 시중금리가 하락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내년 서울 집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전세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상존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9년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서울 집값은 1.1%, 전세가격은 0.3% 오를 것으로 점쳤다. 서울은 여전히 아파트 수요가 공급을 초월해 소폭이나마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