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美서 개막하는 IT가전쇼 총수 대신해 글로벌 트렌드 점검…SK 최태원 회장 참석 가능성
재계 주요 그룹 계열사별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집결한다. 총수들이 조직 안정화를 앞세워 안방을 지키기에 나선 반면, 계열사 CEO들은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9’에 참가해 글로벌 트렌드 점검과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선다.
25일 관련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에 재계 주요 CEO들이 대거 참가한다. 하반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앞세워 조직 안정화에 나선 총수들을 대신해 글로벌 전자기술 트렌드를 직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2014년부터 줄곧 CES에 불참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에도 참석이 불투명하다. 대신 김현석 CE(소비자 가전) 부문장과 김기남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 고동진 IM(IT 모바일) 부문장 등이 현장에서 글로벌 가전 트렌드를 직접 점검하고 사업 방향과 전략 등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역시 이번 행사에는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부터 매년 CES 행사장을 찾아 그룹 경영 전략을 공개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한 만큼 CES 참석 대신 ‘조직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외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오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비롯, 삼성전자 출신으로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에 오른 지영조 사장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이번 CES에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총수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11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그룹 장악에 나선 상태. 이번 인사에서 조직 안정을 택한 구 회장은 연초까지 그룹의 안정화와 전반적인 경영 구상에 몰두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에서는 구 회장을 대신해 박일평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CES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아예 ‘CES 참관단’을 꾸렸다. SK 주력 3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는 이번 CES 2019에서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주행, 메모리 반도체 등 그룹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SK 계열사들의 CES 동반 참가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최태원 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부스를 차린다. 2016년 취임 이후 매년 CES 출장길에 올랐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현장에서 자사 5G 역량 알리기에 전념한다. 박 사장은 국내외 주요 ICT 기업들과 자사 5G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협력 체재 강화에도 나선다.
SK텔레콤에 이어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40여 명의 임원진을 꾸려 현장을 방문한다. 글로벌 ICT 업체들과 논의를 통해 신규 비지니스 모델은 물론 10년간 성장동력이 될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네이버도 처음으로 CES 행사에 참가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네이버는 로봇팔 ‘앰비덱스’와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어라운드’, 지도제작 로봇 M1 등 그간 선보인 로봇 제품들과 인공지능(AI)·음성인식 기술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 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