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시장 불안 완화·중국 양보 얻으려면 인센티브 제시해야”…USTR는 반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일련의 전략회의에서 대중국 관세 일부나 전부를 철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대중 온건파’로 알려진 므누신 장관은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한편 중국으로부터 더 큰 양보를 얻어내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이런 주장을 펼쳤다고 WSJ는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므누신 장관이 무역협의 진전과 장기적인 개혁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얻는 것을 목표로 관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파이자 현재 중국과의 90일간의 무역협상 책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므누신 장관의 이런 양보가 미국의 나약함을 나타내는 신호로 비춰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통상 담당자들은 중국으로부터 무역협상에서 양보를 이끌어내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검토 내용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되지 않았으며 결론도 어떻게 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에 대한 논의에서 그동안 트럼프는 므누신 장관보다는 관세 압력을 통해 양보를 얻어야 한다는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편을 들어왔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결과를 얻으려 한다며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 마감기한은 오는 3월 1일까지다. 이를 넘기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 대중국 수입품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관세 인상은 미국 수입업체는 물론 이미 경기둔화에 허덕이는 중국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라이트하이저가 무역 논의를 주도하지만 므누신 장관도 트럼프 정부 전략을 가다듬는 데 활발하게 기여하고 있다.
류허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협상단이 30~31일 워싱턴D.C.를 방문해 장관급 무역회담을 개최한다.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진 미·중 차관급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양측 모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에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은 편이다. 이날 대중국 관세가 철회되거나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WSJ의 보도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다우지수는 이날 0.67%, S&P500지수는 0.76%, 나스닥지수는 0.71%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