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특별추계 전망...“50~60년 후 생산가능인구 북한에 추월 당해”
10일 통계청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다음 달 28일 발표하는 2017~2067 장래인구 특별추계 결과에서 우리나라 총인구가 감소하는 예상 시점을 기존 예상보다 앞당길 예정이다.
통계청은 2016년 추계에서 한국의 총인구 감소 시점을 중위 추계 기준으로 2032년, 출산율 저위 기준으로 2028년으로 전망했다. 또 합계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순이동자 등 모든 변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면 2024년에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상황은 2016년 추계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기대수명, 국제순이동자는 예상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작지만, 세계 꼴찌로 추락한 출산율이 문제다. 당시 저위 추계 시나리오에선 합계출산율이 1.12명이었는데,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 유력하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0.96~0.97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하회한다.
출생아 수도 위험수위다. 이강호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지난달 월간 헌정(대한민국헌정회 발행) 기고문에서 “출생아 수는 2018년 32만 명 수준이고, 최근의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3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는 북한의 연간 출생아 수 추정치인 30만 명대 중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북한은 총인구가 우리의 절반이지만, 합계출산율(2.0명)이 두 배다. 이대로라면 50~60년 뒤엔 북한에 생산가능인구(16~64세)를 추월당하게 된다.
출생아 수 감소는 총인구 감소보다 더 큰 위기다. 현재의 출생아 감소는 20~30년 뒤의 가임여성 감소로 이어져서다. 뒤늦게 합계출산율이 회복돼도 가임여성 자체가 적어 출생아 수는 회복되기 어렵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8월 발표한 ‘미래 인구변동의 인구학적 요인 분해와 시사점(우해봉 인구정책연구실 연구위원)’ 보고서에서 이 같은 ‘인구 모멘텀’으로 인한 인구 감소 규모가 100년 뒤 사망률 하락으로 인한 인구 증가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및 산업경쟁력 약화, 인구 고령화와 노인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노인인구 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이미 전년 대비 감소로 돌아섰다. 정부 인구정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길게 볼 것도 없이 저출산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며 “당장 수년 내에 출산 관련 산업들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고, 생존하는 산업들은 일본처럼 구인난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