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내연·태양열 등 연구 투자는 축소
정부가 헬스케어와 에너지, 스마트 제조 등 5대 전략 분야에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한다. 철도와 태양열 발전 등 성장 가능성이 작은 산업에서는 R&D 지원을 줄여나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서 '2019년 제1회 전략기획투자협의회'를 열고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의 '산업기술 R&D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산업부는 집중 투자가 필요한 5대 분야 25개 과제를 선정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R&D 예산 투자 비율을 2021년까지 95%까지 높이기로 했다. 산업 분야 R&D 예산이 연 3조2000억 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3년 간 이들 분야에 10조 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가 선정한 5대 집중 투자 분야는 편리한 수송, 스마트 건강관리, 편리한 생활, 에너지·환경, 스마트제조 등이다. 산업부가 R&D 집중 투자 분야를 구체적으로 특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부는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차세대 반도체와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주행차, 수소에너지, 미래형 디스플레이 등에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기로 했다. 다만철도와 내연기관, 태양열·지열 발전, 생활약품 등에 대한 R&D 지원은 점차 줄이거나 중단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선 전략산업 육성과 R&D 기술 사업화를 위한 산업기술정책펀드 운용 방안도 논의했다. 산업부는 올해 정부 출자금 450억 원을 종잣돈으로 세 개 펀드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새로 조성되는 펀드는 차세대 2차 전지 펀드와 혁신성장 전략투자펀드, 바이 R&D 펀드(Buy R&Dㆍ외부 기술 도입을 위한 펀드) 등이다. 산업부는 정부 출자금을 합한 이들 펀드의 총 출자금이 1800억 원(차세대 2차 전지 펀드 500억 원, 혁신성장 전략투자펀드 300억 원, 바이 R&D 펀드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또 지난해 조성을 마친 500억 원 규모 신산업 외국인투자유치촉진펀드와 1000억 원 규모 GIFT펀드(우수 R&D 사업화를 위한 펀드)도 올해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다. 펀드 운용사는 각각 한화투자증권과 엔베스터로 결정됐다.
협의회는 앞으로 5개 년도(2019~2023년)의 산업 기술 R&D 정책 방향을 정하는 '제7차 산업기술혁신계획' 초안도 검토했다. 산업 기술 개발 체계와 인프라, 시장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날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말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에서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협의회를 주재한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향후 5년간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이에 따라 주요 국가별 산업경쟁력도 크게 재편되는 시기”라며 “이러한 중대한 전환기에 우리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기술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