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외부 회계감사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25일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신뢰성이 훼손된데다 지난해 실적 또한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재무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관리 종목으로 지정한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에 이어 25일까지 아시아시나항공 주식거래는 정지된다.
거래는 26일부터 재개할 방침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잡음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재무상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회사가 '적정의견'까지 받지 못하면서 시장의 신뢰도는 곤두박질 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이날 잇따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신용등급 하향 여부다. 신용등급 하향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ABS 발행 현황은 여객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 에어부산/에어서울 리스 및 정미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4200억원"이라며 "올해 아시아나항공 차입금 만기가 약 1조 원인데, ABS 조기지급사유 발생 시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 금액은 약 1조7000억 원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주요 신용 평가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며 "만약 회사의 신용 등급은 BBB-로 하향된다면 장래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발행한 ABS 중 상당 부분이 신탁 조기지급 사유 발생해 재무건정성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급 하락이 없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차환수단에서 ABS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ABS 발행시장의 분위기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ABS는 아시아나항공의 거의 유일한 차환 수단"이라며 "2조 원대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18년에도 6600억원 발행에 성공한 바 있고, 당시 기존 시각은 ABS를 지속적으로 발행할 수 있어 2019년 유동성 위기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등급 하락과 상관없이 ABS 발행에 차질을 빚는다면 유동성 위기 압박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회사가 당초 제시했던 잠정 실적과 감사 후 실적 간에 괴리가 크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22일 정정한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6조7893억 원, 887억 원으로 기존에 제시한 실적보다 각각 0.9%, 50.3% 감소했다.
문제는 지난해 실적의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재감사에서 회계법인 의견이 반영될 경우 순손실 확대와 부채 비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작년말 부채비율은 625%였지만 올해부터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을 반영할 경우 840%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