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제품이나 장소, 1호 가게 등을 찾아가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고 관련 산업을 이야기해 보는 코너입니다. 다양한 산업에서 '우리나라 최초', '우리나라 1호' 타이틀을 가진 제품과 장소, 가게 등을 통해 이들의 성공신화, 혹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는 꼭 먹어야 해. 이건 안 먹으면 안 돼. 호두과자는 바로바로 구워내는 걸 먹어야 돼. 이건 온도 차이와 시간 차이로 먹는 거거든."
개그우먼 이영자가 특유의 맛집 소개로 지난해 '제2의 영자의 전성시대'를 일으켰다. 특히 이영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전국의 휴게소 맛집들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을 군침 돌게 했다.
특히 천안에서는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를 추천하며 주목받았다. 자신의 매니저에게 천안 호두과자만의 특별한 맛을 소개하던 이영자는 이날 방송으로 "천안에 가면 꼭 호두과자를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영자는 "갓 나온 호두과자는 과자와 카스텔라의 조합이다. 바삭함이 특징이다. 휴게소 호두과자의 포인트는 온도"라며 "중국 음식 빨리 먹으려고 주방 앞에 앉아야 하듯이 호두과자는 갓 구워나온 호두과자를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천안이 호두과자의 도시가 된 이유를 말하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천안이라고 하면 떠올린 호두과자. 왜 천안은 호두과자의 도시가 됐을까?
천안이 호두과자의 도시가 된 데는 천안 광덕사가 우리나라에 호두나무를 처음 심은 시배지였기 때문이다. 천안 광덕사에는 나이가 약 400세로 추정되는 호두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높이 18.2m인 이 호두나무는 지상 60cm의 높이에서 두 개의 줄기로 갈라져, 가슴 높이의 둘레가 각각 2.62m, 2.50m에 달한다.
이 호두나무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약 700년 전인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 9월 영밀공 유청신 선생이 중국 원나라에 갔다가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돌아올 때 호두나무의 어린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어린나무는 광덕사 안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 선생의 고향 집 뜰 안에 심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지금 자리하고 있는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가 그때 심은 것인지의 정확한 근거자료는 찾지 못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도 이 호두나무가 과거 유청신 선생이 심은 호두나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대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현재 광덕사에 있는 호두나무는 400세 정도로 추정되지만, 유청신 선생은 700년 전 인물이다.
다만 이곳 마을에선 이것이 우리나라에 호두가 전래한 시초가 됐다 해 이곳을 호두나무 시배지로 부르고 있다.
이 광덕사 호두나무는 1998년 12월 23일 문화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됐다.
이 호두나무가 중요한 이유는 천안 명물 '호두과자'와 연관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천안 지역이 우리나라 호두나무 시배지로 오랜 세월 재배해왔기 때문에 '천안 하면 호두과자'가 생각나는 고장이 된 셈이다.
◇천안휴게소 호두과자…연 매출만 '60억 원'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에서 호두과자는 567억 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천안휴게소 호두과자 매장 매출은 59억6000만 원으로, 전국 휴게소 호두과자 매출의 10분의 1을 넘어섰다. 전체 휴게소 매장별 매출에서도 행담도휴게소의 푸드오클락(81억4000만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천안 호두과자가 타 지역의 호두과자와 다른 점도 있다. 다른 지역에서 판매하는 호두과자는 속에 붉은 팥소를 넣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천안에서는 흰 팥소를 선호한다. 호두의 함유량 차이는 크게 없지만 덜 달고 깊은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천안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천안을 방문해 호두과자의 맛도 즐기고 우리나라 최초의 호두나무도 찾아가 눈도 즐기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