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유지했지만, 수출 증가율을 0%대로 크게 낮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1일 발표한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둔화로 수출 부진이 예상되고 내수 부문에서는 투자 위축이 경제 회복력을 낮출 것으로 판단,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동일한 2.5%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출 증가율 전망치가 3.7%에서 0.7%로 대폭 하락했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 경기 둔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그간 수출을 주도해 온 반도체 경기 역시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3.0%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라 경상수지는 흑자 규모도 690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수입 증가율 역시 국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에 따라 4.6%에서 0.2%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전망치(2.4%)보다 0.1%포인트 높은 2.5%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임금 근로자의 소득 증가, 부동산시장 안정에 따른 주거비 부담 완화,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은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노동시장 개선 속도가 더디고 비임금 근로자 소득이 정체돼 민간소비 회복세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은 -2.9%에서 -4.2%로 더 낮아졌다. 건설 기성이 부진한 가운데 건설 수주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하강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0.3%로 종전(0.4%)보다 소폭 낮췄다. 반도체 부문 대형 투자 마무리,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에 따라 설비투자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부 정책과 기저효과로 인해 투자 규모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작년(9만7000명)보다 증가한 12만5000명이다.
실업률은 지난해와 같은 3.8%로 내다봤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작년(1.5%)보다 소폭 하락한 1.3%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경기의 하방 압력이 계속된다”며 “수출입 증가세가 둔화하고 소비와 투자도 나빠질 것“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성장세 둔화를 막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 탈피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국내 경제 활력을 키우기 위해선 투자를 증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건설투자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 혁신을 통해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갖춰야 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할 경우 중국 수출 타격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