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전후 휴머니즘의 발견, 자존과 구원'을 대주제로 심포지엄(5월 2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과 '문학의 밤'(5월 10일 오후 7시30분, 마포중앙도서관)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1919년생 문인들은 일제강점기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1950년 이후부터 문학 활동을 펼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사회에 나와 작품 활동을 펼칠 무렵인 1940년 전후는 일제강점기 중에서도 가장 엄혹했고 문화적으로도 극도의 암흑기였다. 극심한 좌우 대립의 해방공간을 거쳐 6·25전쟁까지 겪어야 했다. 이북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와 6·25 전쟁 중 월남한 이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주최 측은 "이념이나 성향과 관계없이 오로지 문학적 성취에만 초점을 맞춰 인물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언론인 출신의 구상(1919~2004) 시인은 1947년 월남해 종군작가단 부단장으로 활동했고 '초토의 시' '까마귀' 등을 남겼다. 동시 '구슬비'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겸 시인인 권오순(1919~1995)은 해방 후 월남한 천주교 재속 수녀다. 비평가 겸 시인이자 김종삼 시인의 형인 김종문(1919~1981)은 평양 출생으로 월남해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으며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아동문학가 박홍근(1919~2006)도 1·4후퇴 때 월남한 문인으로 동요로 만들어져 널리 알려진 동시 '나뭇잎배'와 동시집' 날아간 빨간 풍선' 등을 남겼다.
소설가 전광용(1919∼1988)은 함남 출생으로 서울대 교수를 지냈으며 '꺼삐딴 리' '흑산도' 등을 썼다. 전후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성한(1919~2010)은 '사상계' 주간을 지냈고, '바비도' '제우스의 살인' 등을 남겼다. 정완영(1919∼2016)은 당대를 대표하는 시조시인이며, 평론가 정태용(1919∼1972)은 '최남선론' '한국시의 반성' 등 정치·이념적 중립을 지키는 평론으로 이름을 날렸다.
기획위원장인 고형진 고려대 교수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8명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교육받은 구세대지만 6·25 이후 활동한 신세대 '전후 작가'로 분류된다"며 "1940년대의 10년간 단절과 혼란을 겪었던 우리 문학을 정비하고 전후의 황폐함 속에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다음 달 2일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이영광 고려대 교수는 구상 시인을, 김종욱 서울대 교수는 전광용 소설가를 조명한다. 조은숙 춘천교대 교수는 권오순 시인의 삶과 시를 조망할 예정이다.
다음 달 10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선 '1919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주제로 '문학의 밤' 행사를, 6월 26일 중앙대에선 '탄생 100주년 시인 및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