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이익공유제 ‘지지부진’… 반년 동안 위탁기업 6곳뿐

입력 2019-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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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이다보니 관망 분위기… 하반기 법제화되면 힘 받을 것”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협력이익공유제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범 사업이 실시된 지 반년이 지났으나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한 위탁 기업은 6개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협력재단)에 따르면 현재 협력이익공유제 위탁 기업 수는 6개이며, 이들 모두 1대 1 협약을 맺어 수탁 기업도 6개다. 협약 유형은 6개 기업 모두 인센티브형이다. 협력이익공유제는 △협력사업형 △마진보상형 △인센티브형 3가지로 나뉜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지난해 11월 6일 중기부가 시범 도입을 알리며 시행됐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협력이익공유제는 위·수탁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물품 등을 판매해 발생한 재무적 성과를 사전 약정에 따라 공유하는 협력 모델이다. 당시 당정은 협력이익공유제 시행을 위해 상생협력법 개정안 통과에 협력하기로 했다. 법안 통과에 앞서 중기부는 곧바로 시범사업에 들어가고,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먼저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기재부)도 올해 3월 ‘2019년 기획재정부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시범사업을 50개 업체 대상으로 벌이고, 하반기에는 법제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탁 기업 수는 도입 7개월째인 현재 6개에 그치며, 지난달에는 협력이익공유제가 아닌 기존 성과공유제를 활성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달 10일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협력이익공유제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협력이익공유제는 이익은 공유하되 손해는 공유하지 않으므로 대기업의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으며 사실상 기업들에 강제성을 가진 의무 제도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의 대안으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현행법에 따라 시행 중인 성과공유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실제 정부가 협력이익공유제 추진안을 발표한 뒤 재계는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대표적으로 전국경제인연합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목표이익 설정·기여도 평가 불가, 기업 혁신 유인 약화, 주주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성과공유제는 사전에 합의한 비율에 따라 원가 절감분을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나누는 제도다. 다만 원가 절감은 제품이 더 많이 팔려도 제품 판매에 따른 이익은 공유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이 같은 맹점을 보완한 것이다. 성과공유제는 협력이익공유제와 마찬가지로 주무부처는 중기부이며 운영 주체는 중기부 산하 협력재단이다. 6일 기준으로 성과공유제에 참여하는 위탁 기업 수는 396개이며, 수탁 기업은 6700여 개에 달한다.

중기부는 지난해 11월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 중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4개 안을 묶어 해를 넘기기 전에 입법화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경수, 심상정, 조배숙, 정재호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들은 2016년 6~7월, 2017년 3월 발의 뒤 지금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협력재단 관계자는 “법제화되면 힘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시범 사업이다 보니 관망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취지에 공감하는 기업은 많지만, 성과공유제보다 성과 공유 범위가 기본적으로 넓고, 성과 목표를 정하는 것과 목표 달성 시 성과를 어떤 비율로 나눌지 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워 주저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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