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1090원 넘기며 3주만 최고..미 고용 호조+아시아 주가 폭락..1170~1185원 등락할듯
원·달러 환율이 1180원선에 안착하며 3주일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특히 11원 넘게 급등해 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090원을 넘기며 3주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준(Fed)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춘데다,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급적으로는 결제수요로 추정되는 비드가 많았다. 6월말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축했던 숏(달러매도) 포지션에 대한 언와인딩도 꾸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6월말 원·달러 하락을 이끌었던 호재와 달리, 원·달러 상승을 부추기는 악재란 악재는 다 나왔다고 평가했다. 미 지표가 호조를 보인데 반해, 국내 수출과 성장률 부진에 일본의 무역보복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다만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날 바이(달러매수)도 공격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원·달러 1185원을 새로운 고점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1170원대 초반 내지 1160원대 후반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1176.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75.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장중 변동폭은 6.8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4원 오른 1090.86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전달 18일(1095.17원) 이후 최고치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4.1/1174.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7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난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괜찮게 발표되면서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을 누그러뜨렸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용지표가 좋지 못할 경우 연준이 50bp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었다”며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그간 쏠렸던 포지션들의 언와인딩이 있었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큰 폭 하락했다. 최근 수출과 성장률이 부진한 가운데 일본 무역보복 이슈가 작용한 때문이다.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중국 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국이 개입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가 1180원에 안착했다. 6월말 G20과 남북미 정상 만남 등 다양한 호재로 빠졌던 원·달러가 각종 악재로 반등했다. 다만 반영할만한 악재는 다 반영한 것 같다. 1185원이 새로운 상단으로 보여지며,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1170원대 초반 내지 1160원대 후반까지도 하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국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연준 금리인하 전망을 상쇄했다. 여기에 역내 결제수요로 추정되는 비드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달러가 쉽게 하락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주가가 빠졌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와 채권을 샀고, 주가선물을 파는 등 복합적인 상황이다. 리스크오프(안전자산 선호)로 숏을 못냈지만 바이도 공격적이지 못했다. 실수요 위주 커버로 장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4시20분 현재 달러·엔은 0.12엔(0.11%) 떨어진 108.34엔을, 유로·달러는 0.0016달러(0.14%) 하락한 1.1224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7위안(0.03%) 내린 6.8912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6.42포인트(2.20%) 급락한 2064.17을, 코스닥은 25.45포인트(3.67%) 폭락한 668.72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88억2500만원어치를 매수한 반면, K200선물시장에서는 5317억38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는 979억5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상해종합지수는 77.7포인트(2.58%) 추락한 2933.36에, 니케이225지수는 212.03포인트(0.98%) 하락한 2만1534.35에 각각 거래 중이다.